투자자 대다수가 밀집한 수도권에 의존하기보다는 정부 차원에서 대덕특구에 투자자본 유치를 위한 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
12일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벤처캠퍼스 데모데이는 15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컨벤션홀에서 열린다. 지난해 9·11월 유사 행사인 대전벤처스타 데모데이를 대전에서 진행 했지만, 올해 스마트벤처캠퍼스 데모데이는 투자자 주목도가 높은 서울에서 추진하는 것이다. 두 행사 모두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관하지만 '대전벤처스타'는 2억원 전액 대전시 시비로 이뤄졌고, '스마트벤처캠퍼스'는 국비 20억원과 대전시비 3억원 매칭이다.
스마트벤처캠퍼스는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가 운영하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중 마지막 과정인 데모데이는 26개 스타트업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일군 성과를 투자자들에게 소개하는 일종의 졸업식이다.
대전시 시비가 3억원이 투입되는 스마트벤처캠퍼스의 입교기업 26곳 중 서울·경기 소재는 15곳, 대전 소재가 11곳이다.
센터 관계자는 "스타트업에 큰 무대 경험을 제공한다는 취지와 엔젤·엑셀러레이터·VC 등 투자사 다수가 수도권에 입지한 여건을 고려한 결과"라고 밝혔다.
대전의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데모데이의 서울행이 어쩔수 없는 부분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대덕특구 발전을 위해서는 결국 구역 내 투자자본이 대거 유입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일반적으로 혁신 클러스터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풍부한 인력 풀과 자본 두 가지 조건이 함께 충족돼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덕특구의 한 초기기업 관계자는 "대덕특구는 외형적 지표상 출연연·대학 등에서 공급되는 인력 풀은 충분하지만 자본 유통이 원활하지 않은 것이 큰 단점"이라고 말했다.
대덕특구 내 초기기업들이 서울 소재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에서도 지난해 733억원 규모 신규 펀드를 조성했지만 지난해 신규 벤처펀드 투자액 3조 4249억원에 비하면 큰 비중은 아닌 상황이다. 대규모 투자 유입이 필요한 상황에서 수도권으로부터 떨어진 대덕특구가 매력도를 지니지 않는 한 구역 내 기업이 투자를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덕특구의 한 기업 관계자는 "투자 대상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까닭에 원거리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실리콘밸리 투자의 원칙이 있듯, 대덕특구 내 기업이 수도권 자본으로부터 투자를 받는 데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며 "결국 투자자본 유입과 대거 창업이 맞물리는 선순환구조를 위해 대덕특구에 획기적인 규제 해제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윤창 기자 storm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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