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단체 출범은 체육계 분열을 의미한다."
지역체육계 제2 협의기구로 최근 출범한 대전시체육단체협의회를 둘러싸고 지역 체육계가 설왕설래다.
체육계 내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하는 창구가 늘어나면서 충청권 4개 시·도 '2030아시안게임' 공동유치 선언 등 지역 체육현안 관철에 플러스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 자칫 체육계의 분열과 반목을 부채질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상존하고 있는 것이다.
대전체육단체협의회는 지난 8일 양길모 대전복싱협회장을 초대 회장으로 선출하고 공식 출범했다. 이로써 지역 체육계는 얼마 전 김명진 대전축구협회장이 제2대 의장으로 취임한 대전체육단체장협의회와 이번에 구성된 체육단체협의회 등 양대 기구 체제가 됐다.
우선 새로운 기구 출범과 관련해 대전체육의 선도적 역할로 시 위상을 높이고, 회원종목단체 간 친목 도모 목적에는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수면 아래에 있던 대전 체육단체 간 불신과 불협화음이 협회 출범과 함께 본격 수면 위로 부상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협의회 초대 회장에 양길모 복싱협회장이 선출됐기 때문이다.
양 회장은 지난해 12월 대전체육단체장협의회 의장 선거에서 김명진 2대 의장과 경쟁을 벌였던 인물이다.
당시 선출과정에서 지지세력 간 갈등과 잡음 등 알력싸움이 지속되면서 체육계 분열 목소리까지 일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해 당사자인 양길모 복싱협회장이 초대 회장으로 선출되면서 주변 시선이 곱지 않다.
이날 발대식에 참석한 한 경기단체 회장은 "지역 체육발전과 회원종목단체 간 친목이라는 명분만 같지 기존 단체장협의회와 다른 게 없다"며 "협의회 출범은 지역 체육 단체가 둘로 갈라지는 것"이라고 분노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또 다른 단체 회장은 "대전 체육발전을 위해 모였다는데, 편을 가르는 것은 모순이 있다. 앞으로 충청도가 할 일이 많다"며 "2030아시안게임 유치 등 똘똘 뭉쳐도 시원찮은데 편을 갈라 운영을 달리하는 하는 것에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협의회 출범을 적극 지지하는 종목단체 회원은 경쟁을 통한 지역 체육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협의해 출범을 주도한 종목단체 회장은 "그동안 인기종목과 비인기 종목의 파벌(?)과 현장에 벌어지는 일들이 소통 부재로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며 "이러한 불협화음을 종식하기 위해 하나로 결집 된 단체가 필요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체육계 한 관계자는 "초기 불협화음이 발생할 수 있겠지만, 똑같은 목적을 같고 있는 체육인들이기 때문에 서로 양보하면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개인 종목이 아니 대전체육 발전을 위해 '화합'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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