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서 작가로 변신한 박영숙, 그녀의 담담하면서도 솔직한 고백 에세이 ‘엄마니까’가 출간됐다.
커리어를 잘 쌓은 직장인이었지만, 엄마이기에 아이들을 위해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학교를 교사를 그리고 어른을 믿고 싶었으나 엄마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불면의 밤 끝에 “그래, 아이를 위해서라면 세상 어디든 가보자”라는 마음을 먹은 엄마.
결국 무시와 회피, 무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엄마는 두 딸과 캐나다행을 선택한다.
“엄마라는 직업은 자격증도 없고 수습 기간도 없다. 너무 힘겨워 도망치고 싶을 때, 어김없이 엄마가 떠오른다. 그녀가 있어 지금 내가 있다.” -221p
헌신의 7년을 보내고 나자 두 딸은 미국 명문 대학에 뒤늦게 합류한 아들은 미국 보딩 스쿨에 입학했다. 목표를 다 이뤘고 날아갈 듯 홀가분하게 엄마는 한국으로 돌아온다. 이제야 드디어 엄마라는 이름에 사표를 내고 온전한 ‘나’로 살아갈 순간이 왔다.
“나를 들여다보니 내가 보이기 시작한다. 내 마음이 촉촉했을 때를 기억해 내려 애쓴다. 엄마가 아닌, 오직 나만 생각해도 좋았던 시간들, 내가 하고 싶었던 일, 내가 꾸었던 꿈….” -282p
작가 박영숙은 전북 군산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대학을 다녔다. 사회복지 전공을 살려 공무원과 정신 의료 사회사업가로 일했다. 세 아이의 유학 생활을 돕기 위해 캐나다로 떠났다. 엄마의 길에 꽃길은 없었다. 좋은 엄마보다 노력한 엄마로 기억되고 싶다는 작가다.
이제 엄마에서 여자로 돌아와 글 쓰기를 통해 작가와 소통하는 삶을 꿈꾸고 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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