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적응, 소통과 협력은 생존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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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적응, 소통과 협력은 생존무기

양동길 / 시인, 수필가

  • 승인 2019-02-08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고운 명절, 행복과 즐거움이 함께하셨겠지요. 오랜만에 펼치는 두레 밥상, 하나로 부족하여 여러 개 펼치기도 하지요. 만나는 가족친지 모두가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언제부턴가 느낌이 바뀌었음을, 문득 깨닫게 되었습니다. 밥상머리, 낯선 사람이 없지요. 끼리끼리 만남인데, 즐거운 밥상 뒤엎어 버리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명절 밥상머리가 사회논쟁으로 들썩입니다. 정치적 시각으로 명절 민심이라 하던가요? 예전에도 있었지요. 그때는 어르신 말씀이 앉은 자리 평정하곤 했습니다. 다른 점이 있습니다. 흑백논리지요. 작은 양보도 없습니다. 언쟁으로 발전합니다. 치열해졌습니다.

사회가 좌우로 나뉘어 극단적 대립을 하고 있습니다. 소통이 되지 않습니다. 그 대립이 집안까지 잠식해 버린 건가요? 완전 불통입니다. 몸은 마주하고 있으면서 마음은 등지고 있습니다. 장벽이 되어 있음을 봅니다. 누가 이런 장벽을 만들었을까요? 소수에 불과하다 생각합니다. 그 소수에 전체가 휘둘리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광화문 인근, 연중 내내 수만에서 수백만이 모여 집회하는 대립 집단을 봅니다. 이제 광화문에서 밥상머리까지 차지하고 있어 걱정입니다. 얼마나 큰 국력낭비요, 사회 파괴 행위 인가요? 이러한 문화가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입니다.

토론은 환영할 일입니다. 삶을 풍요롭게 하니까요. 사회학에 정답이 없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일입니다. 따라서 보편적 최선을 선택할 뿐입니다. 필자 역시, 필자 생각만 옳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생각의 일단을 내보이면 이렇습니다. 배려와 존중 차원의 조정 외에 어떠한 경우라도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 제도나 체제를 반대합니다. 인간의 욕망을 완전 외면하는 이상주의는 배격합니다. 평등이라는 이름으로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는 부정 합니다. 미래가 없는 현실, 현실이 없는 미래는 싫습니다. 적어도 인류의 미래상이 아니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변한다'는 사실 뿐이다"란 말이 있더군요. 세상은 변합니다. 자연 스스로 언제나 변하지만, 곧잘 인위적 변화를 추구 합니다. 안정의 욕구 이면에 변화가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사회에서는 특히 도드라집니다. 각종 영상물을 접하면서 격렬한 동적 변화를 추구합니다. 나아가 새로운 것을 찾지요. 국내에 개인용 컴퓨터가 보급되기 시작한 것이 1980년 전후입니다. 함께 보급된 것이 전자게임이지요. 화면이 변화무쌍합니다. 속도감이 생명입니다. 시기,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게임을 비롯하여 영상물의 홍수 속에 성장한 세대가 사회 주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정지되어있거나 완만한 변화에 흥미를 느끼지 못합니다. 지루하지요. 금세 싫증을 느낍니다. 조급하기도 하지요. 그러한 변화 욕구가 종종 잘 못 된 선택을 양산함을 봅니다.



욕구를 풀지 못하면 불만(不滿)이 됩니다. 불만은 욕구불만(欲求不滿)의 준말이지요. 열망의 좌절, 만족스럽지 못하거나 마음이 편치 못한 상태이기도 합니다. 불만이 폭발하면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슬기롭게 해소시켜야 합니다. 문화를 집단의식 또는 행동으로 나타나는 누적된 의식세계로 본다면, 집단적 욕망에 편승해 잘 못 다스리면 나쁜 문화를 만들어 내는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 합니다. 우리 사회가 대단히 잘 못 대처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모든 분야가 사회를 지탱하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법은 힘없는 사람의 버팀목입니다. 까닭에 약자에게 법은 대단히 소중합니다. 그러한 법을, 욕구 해소 위해 무시하면 우선은 신바람 날지 모르겠습니다. 곧바로 사회가 무너집니다. 혼돈상태가 됩니다. 그 모든 폐해가 자신에게 되돌아옵니다. 반드시 자신의 멍에가 됩니다. 그것이 문화입니다. 문화의 양극지향성에 의해 더 극한 상황으로 변해 감을 명심해야 합니다.

환경운동가들 중엔 발전을 비롯한 변화를 늦추자는 사람도 있습니다. 변화가 한계에 이르기 전에는 멈출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입니다. 지혜로운 대처가 최선이 아닐까 합니다. 찰스 다윈(Charles Darwin, 1809 ~ 1882, 영국 생물학자)의 말입니다. "최후에 살아남는 것은 가장 강한 종족도 가장 똑똑한 종족도 아닌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種)이다." 사회도, 사회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장 강력한 생존무기 중 하나가 변화에 대한 적응입니다. 뛰어난 지적 능력과 행동 양식을 가지고 있다 해도 적응하지 못하고 낙오하는 경우는 많습니다. 환경, 조직 등이 각기 다르거나, 변화하는 문화에 부적응하여 대오에서 이탈하는 사례는 허다하지요. 그렇다고 적응한다 하여, 근시안적이거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조급한 잘못된 선택으로 패망의 길에 접어드는 것은 더욱 두렵고 무서운 일입니다.

다른 하나의 생존무기는 소통과 협력입니다. 세상을 얻으려는 의지가 있다면 소통을 하십시오. 협력하기 바랍니다. 국가 및 국제관계도 다르지 않습니다.

양동길 / 시인, 수필가

양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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