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중구 어남동에 위치한 단재 신채호 생가. |
기본적으로 저평가 된 신채호 선생의 업적을 되찾고, 독립운동가 가운데 유일하게 대전에 생가가 남아 있는 이점을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실행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현재 대전시가 준비하고 있는 단재 선생의 기념사업은 동상 제막과 중구 어남동 생가에 기념교육관을 조성하는 일이다. 동상의 경우 장소는 미정이지만, 9월까지 의미 있는 곳에 세우겠다고 시는 밝혔다. 이와 함께 다큐멘터리 제작과 대전의 독립운동사 도서 발간도 예정돼 있다.
채계순 대전시의원은 지난 1월 임시회 5분 발언에서 중앙로를 신채호로 바꾸자고 주장하며 신채호 업적 기리기에 힘을 싣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신채호 선생과 관련된 대전만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그릇, 즉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최창희 단재 신채호기념사업회 이사는 “단재 선생은 독립운동가이자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신채호 선생이 태어난 곳, 대전에서 단재 언론인상을 만들어 사회적인 이슈들로 세상을 바꾼 기자들에게 상을 주는 의미 있는 콘텐츠를 선점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독립운동은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정신적인 투쟁이었던 만큼, 글과 펜으로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기자들을 위한 진정한 언론상을 제정하는 일도 단재 선생의 얼을 지켜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이어 최 이사는 “단재 선생은 2009년에야 국권 회복이 됐을 만큼 우리에게는 저평가된 인물”이라며 “대전에서 태어났지만, 충북으로 옮겨가 살았고, 그곳에서 활동한 기록이 있어 청주에서는 20년 전부터 단재 선생에 대한 것을 다양하게 기리고 있다”고 말했다.
신채호라는 대전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에 대한 재조명이 그동안 미미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 자칫 우리만의 고유한 역사적 콘텐츠를 소실할 수 있는 맹점임을 보여준다.
문화계 관계자는 “3·1운동 100주년이다. 대전 곳곳에도 1919년 독립운동과 관련된 흔적들이 남아 있다. 역사를 제대로 보존하고 기록하고 배울 수 있도록 시와 지자체, 문화계 등 다양한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극이나 뮤지컬 자체 제작으로 신채호 선생과 관련된 문화콘텐츠 확장에 힘써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한편 2017년 통합된 단재 신채호기념사업회는 대전시가 추진하는 신채호 선생 관련 기념사업에 자문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