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창희의 세상읽기] 네이버의 뉴스서비스 개편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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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창희의 세상읽기] 네이버의 뉴스서비스 개편 꼼수

  • 승인 2019-02-06 10:05
  • 신문게재 2019-02-07 23면
  • 우창희 기자우창희 기자
우창희_증명사진
미디어부 우창희 부장
지난달 30일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네이버 포털사이트 댓글을 조작한 혐의로 김경수 경남지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그리고, 아이러니 하게도 다음날인 31일에는 네이버 한성숙 대표가 작년 4분기 실적과 함께 콘퍼런스콜(회의통화)에서 '듀얼 앱' 서비스를 발표했다. 드루킹 사건으로 국내를 떠들석하게 만들었던 인물과 기업체가 하루 사이로 상반된 모습을 보여 주목받았다.

네이버는 4분기 1조 5165억원으로 영업이익은 2133억원, 당기순이익은 132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영업이익이 26.7% 감소했지만, 2018년 연간수익은 19.4% 성장했다. 총 5조 5869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순이익만 따져도 6364억원이다. 사상 최초로 연 매출 5조원을 돌파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목표였던 '두 자릿수 성장'까지 달성했다. 네이버는 '댓글조작' 사건에도 흔들림이 없어 보인다.

콘퍼런스콜 발표를 두고도 여러가지 뒷말이 나오고 있다. '듀얼 앱' 출시 때문이다.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를 빼고 구글처럼 검색창만 보여주겠다던 지난해 발표와 달리 기존 버전 화면과 새 버전 화면을 동시에 서비스하겠다고 해서다. 네이버는 이를 두고 뉴스를 자주 소비하는 30대 이상 이용자들의 의견을 수용한 조치라고 밝혔다. 1020세대는 뉴스보다 쇼핑을 우선시하는 경향으로 새 버전에 대한 부담감이 적었다고 했다. 변화를 한 번에 주는 것 보다는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 혼란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간 시행했던 베타 테스트가 사용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한다는 의견도 있다.

온라인 미디어를 담당하고 있는 필자가 보기에는 네이버가 시간벌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 버전과 신 버전 사이에는 뉴스를 직접 편집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중요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뉴스 편집권은 여론을 형성하거나 독자들의 관심을 한쪽으로 유도할 수 있기에 매우 중요한 부문이다. 구 버전을 당분간 지속하겠다는 의미는 언론사가 제공한 뉴스 중 어떤 기사를 선택해 어느 위치에 배치할 것인지를 독자적으로 계속 결정하겠다는 의미다. 지난해 10월 모바일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뉴스 편집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약속 또한 지키지도 어기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네이버가 밝힌 '듀얼 앱' 서비스는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를 뺀다는 개편안을 사실상 미룬 것이다. 그간 비판을 받았던 '언론사처럼 편집권을 행사 하지만 언론사가 갖는 보도에 대한 책임은 지지않는다'는 여론이 무색해진다.



네이버가 시간벌기를 하는 또 다른 속내는 사용자들의 유입량 때문으로 보인다. 하루 3000만 명이 네이버 모바일을 방문하고 있다. 대다수의 사용자들은 현재 어떤 이슈가 일어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간 검색어에 주목한다. 언론사들은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와 있는 키워드에 자사의 기사가 노출 될 수 있도록 최대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글들을 쏟아낸다. SNS를 하는 일반 사람들 또한 키워드에 자신의 블로그, 카페, 포스트, 동영상, 사진 등이 상위에 노출될 수 있게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있다. 이런 방식을 통해 네이버는 사용자들을 자사 웹사이트에 끌어들이고, 쇼핑과 배너광고 등으로 매출을 올린다.

새 버전의 앱에서는 실시간 검색어 등이 하위 페이지로 넘어가 사용자가 추가적인 액션을 취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단순하게 터치 한번 하는게 얼마나 영향이 있겠냐고 하겠지만 온라인 세계에서는 큰 차이를 보인다. 전면개편을 공표하고 네이버는 이 부분에 대해 상당한 고민을 했다는 후문도 있다. 이번 발표로 네이버는 뉴스 서비스 개편이 최소 6개월 이상 미뤄졌다.
우창희 기자 jdnews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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