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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플래시댄스'는 잘 알려지다시피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제리 브룩하이머'는 할리우드의 유명한 흥행 영화 제작자로, 평단으로부터 오랜 기간 냉소적 시선을 받아온 영화인이기도 하다. 그릇된 선악의 이분법 구도를 적용하거나, 미국 영웅주의를 강하게 부각하거나, 기만적 방식으로 신분상승 욕구를 자극한다는 등의 비판을 받아왔다.
'제리 브룩하이머'에 대한 평단의 분석을 그대로 대입한다면, 뮤지컬 '플래시댄스'는 웨스트엔드가 전형적인 할리우드물을 2000년대 큰 각색 없이 무대화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요즘은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브로드웨이와 달리 독창성·실험성이 탁월하다는 웨스트엔드 풍 작품을 기대한다면 실망이 큰 무대다. 지난 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관람한 '플래시댄스'(오후 2시 공연)는 80년대 레트로 감성을 입은 출연진의 열정적이고 현란한 춤사위가 인상적인 '쇼 뮤지컬'이었다.
작품은 공장에서 일하는 블루칼라 여 주인공 알렉스가 밤에는 술집에서 댄서로 일하며 상류층이 선호하는 무용을 지망한다는 이야기다. 위스키 대신 맥주를 즐기며 홍차 대신 콜라를 마시는 공장 노동자들 사이로 공장주 아들 '허리(Hurley)'가 나타나게 되고, 알렉스와 '허리'의 사랑을 중심으로 신데렐라 스토리가 펼쳐진다.
서민인 '알렉스'와 상류층 연인 '허리'가 뚜렷한 계급구도를 띠면서도 이들이 계급 갈등을 넘어 사랑을 꽃 피운다는 이야기가 영국 특유의 사회의 현실을 반영하는 동시에 낭만적 감수성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 수준뿐 아니라 생활양식·제스처·어투 모두 영락없는 서민인 여 주인공에게 상류층 남성이 호감을 느낀다는, 영국적 현실과 전혀 다른 스토리가 대중의 판타지를 자극한 것이다.
그럼에도 뮤지컬 '플래시댄스'가 지니는 미덕은 출연진이 2시간 30분 동안 펼치는 강도 높은 안무와 흥 넘치는 복고풍 넘버에 있다. 큰 체구의 배우들이 유연하고 민첩하게 소화하는 역동적인 안무와 함께 뮤지컬 넘버인 복고풍 신디 팝(What a feeling)과 사이키델릭 기타 리프(I love rock and roll)가 관객의 흥을 돋우기에 충분하다.
대전예술의전당에서는 다음달부터 공연이 시작되며 관람등급은 중학생 이상 관람가다.
서울=한윤창 기자 storm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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