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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가 프로이트가 말하는 상실을 대처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애도와 멜랑콜리입니다. "멜랑콜리"는 무슨 뜻일까요? '멜랑'은 '검다'는 뜻, '멜라닌 색소'를 말할 때 쓰이는 접두어입니다. '꼴리'는 '딱딱한'이라는 뜻입니다. 혈관 속에 지방이 축적되어 딱딱해지는 '콜레스테롤'의 '콜'과 동일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즉 '멜랑꼴리'는 검은 담즙을 의미합니다.
사람이 우울해지고 침울해지는 것을 히포크라테스는 멜랑꼴리라고 제시하였습니다. 프로이트 시대 때는 "멜랑콜리아"라고 불렀던 것을 요즘엔 "우울증"이라고 부르며, "멜랑콜리"라는 용어는 정신증적인 형태의 우울로 생각하시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멜랑콜리'라는 용어에는 우울감 이상의 무언가가 있으며, 우울은 그저 겉으로 드러나는 한 가지 현상에 불과할 뿐입니다.
애도는 대상에 대한 상실과 자아의 명확한 인지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것에 비해 멜랑콜리는 미완성된 애도를 말합니다. 쉽게 표현하면,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잘난 자신이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억울함을 대놓고 하소연하는 것입니다. 상실한 대상과 스스로를 동일시하기 때문에 대상에 대한 복수심이나 상실감을 대상과 동일한 자기 자신에게 투영하게 되는 일종의 퇴행적 성격을 나타냅니다.
우울증 환자는 자신이 상실한 것을 의식적으로 자각이 되지 않습니다. "애도에서는 빈곤해지고 공허해지는 것이 세상이지만 멜랑콜리에서는 자아 그 자체이다." 병리적 애도에서는 자존감의 상실이 자기-비난과 자기-비하로 표현이 됩니다.
애도의 자아는 세상의 빈곤과 공허를 느끼면서 대상의 상실을 인정하면서 자기를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서 새로운 대상을 추구합니다. 반면 멜랑콜리는 자아의 빈곤을 느끼는 동시에 대상의 상실을 자기비난으로 해소하려고 한다는 점이 서로 다릅니다. 특히 멜랑콜리는 스스로 비난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신이 사회에서 추방이나 처벌을 받는 것이 마땅한 존재라고 자학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즉 "나는 무능해" 라고 자기-질책을 하게 됩니다.
멜랑콜리는 자신에게 너무 몰두해 있어서 그들은 마치 자기-비난의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간 듯 보이기도 합니다. 즉 자신에게로 되돌아온 비난들은 결국 자아의 분열을 암시하게 됩니다. 여기서 자아분열이라 함은, 자기 자신에 대해 주체가 완벽히 알 수 없으므로 무의식의 존재 자체가 가능해지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을 "쪼개짐", "떨어져 나오는" 것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그런 자아 분열은, 일부는 상실한 대상과 융합되거나 다른 부분은 자신을 비판하고 초자아의 "양심", "양심의 목소리"로 여기게 됩니다.
애도는 생물학적으로 죽은 사람을 기억 속에서 지우는,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는 다시 죽이는 것이 됩니다. 사람은 두 번 죽는다고 합니다. 한 번은 생물학적으로 죽고, 다른 한 번은 죽은 자를 사랑했던 사람의 기억 속에서 죽는다고 합니다. 어른들은 종종 "죽은 사람은 빨리 기억 속에서 보내야 한다"는 말을 합니다. 그래야 귀신도 제 갈 길을 가고, 구천을 떠돌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죽은 자를 살아남은 자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게 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죽은 사람을 잊지 못하는 것일까요?" 우리에게 그 사람이 소중했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그 사람의 소중한 대상이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대상이어서가 아니라, 내가 그 사람의 사랑하는 대상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죽은 사람을 잊지 못합니다. 애도는 나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죽은 사람이 사랑했던 나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즉 애도는 '그 사람이 결여했던 나를 애도하는 것'이라고 정신분석학자 라깡은 말했습니다.
프로이트가 성인의 우울적 상태에서 공격성과 우울증의 고착점이 초기 아동기에 있음을 발견하였습니다. 우울적 정동에서 공격성과 죄책감의 역할을 뒤따르게 됩니다. 그러나 정상적인 우울적 자리에서는 대상에 대한 사랑과 존중이 뒤따릅니다. 혹은 그것이 병리적 우울한 감정들이라면 자신만만함을 부인하고 우울적 불안을 없애버리고 싶어하는 강박적 성향에 따르게 됩니다.
이러한, 멜랑콜리는 자존감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진정으로 이루어져야 이러한 굴레에서 잘 벗어날 수 있습니다. 결국,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질과 성격 또한 함께 작용하지만, 가장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건강한 자존감이 자신 안에서 주인처럼 버텨줘야 함을 경험에서 배우게 됩니다.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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