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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한화 이글스 '수호신'으로 불렸던 투수 권혁이 4년 전 악몽의 데자뷔를 재현하고 있다.
'돈보다 가치'를 우선으로 삼으며 지난 2014년 삼성 라이온스에서 한화로 둥지를 틀었지만, 최근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구단에 자유계약 선수로 풀어줄 것을 요청했다.
한화는 "자유계약을 요구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결렬된 것은 아니다. 협상을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화 이글스는 30일 미계약 FA인 외야수 이용규와 최진행과 계약을 마쳤다. 이날 송은범도 연봉 계약에 성공하면서 63명 중 62명과 연봉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단 한 명 권혁과 최종 합의에 실패했다.
한화 구단은 스프링 캠프 출발 하루 전까지 전원 계약에 초점을 맞춰 늦은 밤까지 협상을 진행했지만, 끝내 권혁과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한화는 미계약 선수의 경우 스프링 캠프 참가를 제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권혁은 개인 훈련을 소화하면서 몸을 만들어야 한다.
권혁은 2002년부터 13년간 뛴 정든 삼성을 떠날 때도 선수로서 경기에 뛰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독수리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에도 돈이 아닌 많은 경기 출전을 원했다.
한화 유니폼을 입은 첫 2년간 꿈을 이뤘다. 첫해 112이닝, 이듬해 95⅓이닝을 소화했다. 그토록 원하던 많은 경기에 나서며 '수호신'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잦은 출전 후유증으로 돌아왔다. 계약이 만료되는 2시즌 동안 37경기, 16경기 등판에 그쳤다. 많은 연봉은 물론 경기 출전에 강한 의지였던 권혁은 아쉬움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한화 또한 2년간 활약이 없던 권혁에 연봉 삭감을 제시할 수밖에 없었고, 최근 보여준 게 없어 2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권혁은 자신이 1군 전력에서 제외된 것으로 받아들이며, 방출을 요청했다.
권혁의 초강수에 한화 구단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송은범 사례와 같이 2군 캠프에서 몸을 만들어 부활을 낮개짓을 기대했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한화 관계자는 "권혁이 자유계약으로 풀어달라고 한 부분에 대해 취소하도록 설득하고 계약을 이끌어내려고 하고 있다"며 "계약에 성공하더라도 캠프 명단은 코칭스태프와 감독의 고유 권한이라 1군 캠프에 합류할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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