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탄진 동일스위트 '지하 택배차 진입' 첫 아파트... 대전 전체 확산될까

입주예정자 협의회 개선 제안에 시공사 수용
층고 2.3ｍ→2.7ｍ로 설계변경, 갈등소지 사전 차단
지역 첫 사례, 대전 추진중인 아파트 확대될지 관심

동일스위트 리버스카이 조감도

지하주차장에 '택배차 진입'이 가능한 아파트가 대전 대덕구 신탄진에 처음 생긴다.

‘동일스위트 리버스카이’가 입주예정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설계를 변경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지역에서는 지하주차장 진입로 층고에 대한 개정안을 설계변경을 통해 적용한 첫 사례로, 향후 대전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에도 적용될지 관심이 쏠린다.

동일스위트 입주예정자 협의회는 주차장 진입로 높이가 2.3ｍ로 설계된 것을 확인하고, 의견을 모아 대덕구청 건축과에 높이 개선을 요구했고 시공사가 이를 수용했다. 이번 변경을 통해 동일스위트 지하주차장 진입로는 기존보다 0.4ｍ 높아진 2.7ｍ로 지어질 전망이다.

지하주차장 택배차 진입은 이미 전국적으로 이슈가 된 바 있다.

지난해 4월 경기도 고양 다산신도시 아파트에서 어린이가 택배차에 사고를 당하면서 주민들이 택배차의 지상운행을 통제했고, 택배 기사들이 배송을 거부하면서 '택배 대란'이 불거졌었다.

해당 아파트가 지상에 주차장이 없는 '공원형 아파트'로, 소방차량이나 경찰차, 택배 등 용무 차량에 한해서만 지상 단지 내 진입을 허용했지만, 주민들이 안전상의 이유로 택배차의 지하주차장 이용을 요구했던 것. 하지만 주차장 진입로 높이가 낮아 택배차가 들어가지 못하자 주민과 택배 기사 간의 갈등이 분출됐던 사건이다.

이런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동일스위트 입주예정자들은 사전 설계보완이 될 수 있도록 움직였다.

여기에 국토부가 공원형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층고를 높이는 내용을 담은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등 개정안을 지난해 6월 입법 예고하고 지난 16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것도 한몫했다.

입주예정자 협의회 측은 이 개정안 등을 토대로 구청, 시공사 측과 협의를 통해 진입로를 개정안대로 높여줄 것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대덕구의회와 구청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빠르게 해결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사업시행 인가일을 기준으로 하면 시공사는 개정안에 따라 조정해줘야 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시공사인 동일 측이 입주예정자 의견을 긍정적으로 검토했다는 점에서 입주예정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동일스위트는 이번 진입로 층고 조정으로 입주 이후 택배 차량 진입 관련 갈등 예방과 어린이나 노약자 등 보행자 교통안전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입주예정자협의회 윤병길 운영위원은 "요즘 택배차량 진입을 놓고 갈등이 많이 불거지기도 해서 잡음을 미리 없애보자는 취지로 개선을 제안했다”며 "개정안 의무 대상이 아닌데도 입주예정자 의견에 귀 기울여 준 동일에 고마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원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