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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휘 지음 | 이재현 그림 | 책이있는마을
2019년 새해 벽두부터 파문을 일으킨 동물보호단체 대표의 이중적 행태는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단체는 후원금과 지원금을 받기 위한 동물 구조와 안락사를 반복해왔다. 보호할 공간을 확보한다며 안락사가 아닌 살처분 수준의 도살을 지속적으로 일삼았다. 관리 자체도 엉망이어서 소위 뜬장이라는 곳에 가두는 몰상식한 운영을 해왔다. 동물보호단체의 이름 뒤에서 동물학살을 자행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유기동물이 거리를 헤매거나 도살장과 보호소에서 죽어가고 있다. 사람이 힘을 쥐고 사는 이 세상이 그들에게는 거대한 지옥이다. 소중한 생명으로 태어났건만, 도무지 그들은 갈 곳이 없다.
책 『바우네 가족』 이야기는 북한산에 사는 유기견들이 한 가족이 되어 역경을 헤쳐 나가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맹도견으로 일하던 바우를 중심으로 사랑과 믿음으로 한 가족이 된 이들은 저마다 가슴 아픈 사연을 지녔다. 부잣집에 살다가 믹스견이라는 걸 주인이 알게 돼 쫓겨난 아라, 자기를 버린 주인 아가씨를 내내 기다리다가 죽기 직전 바우에게 구출된 하양, 개도둑에게 납치돼 끌려갔다 도망 온 달마 등 7마리가 주인공이다.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유기견의 시선에서 인간들의 모습을 바라보게 된다. 애완견이라며 가벼운 마음으로 키우고 쉽게 버리는 사람들의 이기적인 모습은 분노와 원망을 자아내고, 겨울의 혹독한 추위와 다시 쫓겨날 위기를 맞은 유기견들의 모습은 눈물을 차오르게 한다. 인간이란 얼마나 못된 짐승들인지. "같은 동물들끼리 이러깁니까?"라는 저자의 말이 가슴에 툭 떨어진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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