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재가동에 들어간 프래탁 거북선 앞에서 이정성 대표가 보존처리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
보존처리 총괄을 맡은 이정성 아트마스타 대표는 故 백남준 선생과 무려 31년의 인연이 있다.
이정성 대표는 “선생이 다다익선을 만들 무렵, 나를 찾아왔다. 1986년 삼성전자 전자전에서 내가 528대로 벽면에 티비월을 만들었는데 이 경력을 보고 선생이 나를 찾아왔다. 그렇게 인연이 됐다”고 말했다.
당시 백남준 선생은 500대도 했는데 1000대도 가능하지 않겠냐며 첫 만남에 약조를 하고 돌아갔다고 비화를 털어놨다.
다다익선을 계기로 이 대표와 백남준 선생의 인연은 오랫동안 지속됐다.
프랙탈 거북선은 1993년 대전엑스포 재생 조형관에 전시됐다. 1920년대부터 제작된 300대 이상의 텔레비전과 전화기, 축음기, 폴라로이드카메라, 토스트기, 라디오, 박제된 거북이를 사용한 작품이다.
이 가운데 박제된 거북이는 이정성 대표의 아이디어였다.
다소 밋밋했던 미디어 아트에 박제된 거북이를 놓자는 아이디어를 내놓자 백남준 선생은 흔쾌히 승낙했고, 작품의 일부분이 됐다.
이정성 선생은 “작품을 보존하고 오래 보려면 유지와 보수에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 예산을 수리비와 보존을 위한 부품 구입비로 지정하고, 6개월 단위로 보존처리 해야 한다는 것이 이 대표의 조언이다.
또 미디어 아트를 볼 때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미디어 아트라고 해도 전자제품은 가정용으로 만든 것이지 전시용이 아니다. 100% 완벽한 모습으로 가동되면 좋겠지만, 두 어 개쯤 가동되지 않아도 열린 마음으로 작품을 볼 수 있어야 한다”며 대전시민들의 관심을 부탁했다.
“백남준 선생도 다다익선을 만든 후 10%는 고장 나도 괜찮아, 나머지는 나오잖아 라며 미국으로 떠났다”라고 이정성 대표는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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