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신의직장 공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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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신의직장 공기업?

조훈희 경제사회부 기자

  • 승인 2019-01-27 12:12
  • 신문게재 2019-01-2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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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희
조훈희 기자
최근 친구들과 함께 술자리를 가졌다. 취업을 준비 중인 한 친구와 취업에 대한 고민이 한창이었다. 함께 술잔을 기울이던 취업준비생 친구는 공기업을 준비한다고 했다.

어떤 공기업에 지원하겠느냐는 질문에 돌아오는 친구의 대답은 "아무 데나 상관없어. 다 써보고 NCS(국가직무능력) 잘 봐서 합격하기만 하면 돼"였다.

친구는 야근 없는 업무, 높은 연봉, 사회적 지위 등을 고려했을 때 공기업만한 일자리가 없어 신의 직장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공기업 최대주주가 정부인만큼 부도가 나거나 회사가 망하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안정성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기획재정부가 올해 공공기관 정규직 신입사원을 역대 최대 규모의 2만 3284명을 채용한다고 발표해 더 많은 취업준비생의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공기업을 신의 직장으로 생각하고 지원하는 것은 비단 친구뿐만이 아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18년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 3294명을 대상으로 질문한 결과 '공사 등 공기업'이 응답자의 25.0%로 가장 많았다. 대기업(18.7%)보다도 말이다.

씁쓸했다. 공기업에 지원하는 것은 좋지만, 일부 지원자들은 해당 공기업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모르는 채 신의 직장이란 이유로 지원하는 모습을 보면서다. 신입 채용에 합격한 신입사원이 업무에 돌입한 뒤 벽을 느끼고 퇴사하는 경우도 상당하다는 관계자의 언급은 취업에만 집중하는 아쉬운 현실로도 보였다.

공기업은 국가 또는 지방공공단체의 자본에 의해 생산 유통 또는 서비스를 공급할 목적으로 운영되는 기업이다. 정부 아래에서 국민의 편의성, 안전성에 대한 업무를 1년 365일 24시간씩 고민하고 운영한다.

대전에 본사를 둔 한국가스기술공사의 경우 가스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현장 업무가 대다수인 데다, 코레일 역시 마찬가지로 선로 등 안전과 관련된 현장 업무 등이 뒤따른다.

'화이트칼라'로만 보고 접근할 게 아니라는 얘기다. 현장에서의 업무가 국민의 안전과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사명감을 가지고 업무에 매진할 적임자가 필요하다.

공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뀔 필요성이 있다. 취업설명회에서 NCS에 관한 특강만을 강의할 것이 아니라, 지원하고자 하는 공기업에 대한 역할과 비전, 어떤 업무가 펼쳐지는지에 대한 설명이 먼저 진행돼야 한다.

반면 공기업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한 공기업 전 사장은 직원 공개채용 과정에서 여성 응시자를 불합격시키려고 면접 점수를 조작한 혐의로 징역을 받고 공기업에 대한 가치를 훼손한 바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인 학생들과 취업준비생들로부터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만큼 더 투명하고 공정한 모습이 필요하다. 조훈희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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