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변동 8구역 현금청산자들은 25일 대전시의회 앞에서 "현 시세대로 보상하라"며 집회를 가졌다. |
재개발에 동의한 조합원들까지 뒤늦게 반대하고 나서고 있는데, 대부분 현실과 동떨어진 감정가격이 원인이다.
분양이 가시권에 들어온 서구 도마·변동 8구역 재개발사업을 반대하는 현금 청산자와 찬성하는 조합 양측은 지난 25일 오후 3시~6시 대전시청 앞에서 동시에 집회를 열었다.
이날은 대전시 토지수용위원회가 오후 4시부터 예정돼 있던 날이다. 이번 수용재결은 명도 전 사실상 마지막 절차라고 볼 수 있다.
시의회 앞에 모인 현금 청산자들은 터무니없는 감정가격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제기했다.
청산자 중 한 명은 "주변 시세가 3.3㎡당 600~800만원 수준인데 감정가는 270~300만원에 불과해 그 돈으로는 어디 가서 집을 구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현 시세대로 보상을 해주지 않으면 사업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성토했다.
'청산자는 적법한 보상을 요구하라'는 현막과 피켓을 들고 25일 시청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는 도마·변동 8구역 조합원들. |
조합원 A 씨는 "감정가에 프리미엄을 올려달라는 얘기는 말이 안 된다. 조합원신청 기회가 있었는데도 하지 않고 이제 와 어깃장을 놓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나도 59평 단독주택에 살다가 34평(84㎡B) 아파트에 들어가는데, 4500만원을 더 내야 한다. 그래도 민주주의 국가에서 법에 따라야 하는 것 아니냐"며 "빨리 일이 진행되게 해줘야지, 몇 사람 때문에 지금까지 시간을 얼마나 끌었는지 생각하면 속이 터진다"고 토로했다.
도마·변동 8구역은 이날 수용재결 절차가 끝남에 따라 일주일 이내 현금 청산자들에게 수용통보 되고 그로부터 한 달 동안 합의 기간을 갖게 된다.
이후 조합으로 소유권이 넘어오게 되는데, 그때까지 이주하지 않으면 공탁금을 내고 사업을 진행하게 되는 만큼 법정 다툼이 추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재개발 반대 현수막이 내걸린 대전 중구 선화동B구역 골목. |
중구 선화B 재개발구역도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해 말 감정평가를 마친 이후 반대하는 주민들이 점점 세를 모으고 있는 상황. 이미 분양신청을 마친 조합원들까지 합류하고 있다. 이곳 역시 감정가격이 문제다.
조합원인 B 씨는 "재개발이 뭔지도 모르고 동의서를 준 게 지금 후회된다. 58평짜리 넓은 주택에 살다가 34평으로 가는데, 1억 5000만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B 씨 집은 3.3㎡당 290만원의 감정가를 받았다. 길 건너 맞은편 주택가 시세와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선화구역과 목동 3구역과 감정가는 비슷하고, 조합원 분양가는 100만원이나 더 비싸게 책정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B 씨는 "기존 대출도 있어 실제로 2억원에 가까운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구역해제를 위해 뜻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화B구역 조합 관계자는 "선화B구역은 선화구역이나 목동3구역보다 평균 감정가로 볼때는 더 높게 나왔다"며 건물가격과 토지가격을 합쳐서 이야기해야 하는데 어느 하나만 갖고 이야기해선 안된다"고 반박했다.
또 구역 내 16가구가 사는 빌라의 경우 '지분 구조'로 소유자가 16명인데, 분양권은 2장뿐이라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재개발 반대 모임은 30~40여명 정도로 알려졌다. 이들은 진행 중인 감정평가가격에 대한 공람 후 이의신청을 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선화 B구역 조합 관계자는 "16가구가 빌라에 대한 소유지분을 나눠 갖고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 16명 모두 조합 분양권을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조합원 분양신청은 끝났지만, 지분관계인들이 의견을 모아 중구청에 이의를 제기해 받아들여지면 분양권 2개를 처분해 지분에 따라 나눠 갖도록 처리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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