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하 한남대 교수. |
발자국 지워진 그 위로 별빛 쌓인다
살다보면 쓸쓸한 마음 사이로는 새 길이 나서
그 길 따라 당신과 하나 되어 걷는다
당신 벌써 내 안에 달빛으로 스민다
눈사람을 만들어 문 밖에 세워두던 때가 있었다. 숯검정의 눈과 소나무 눈썹, 솜으로 만든 수염. 집으로 드나드는 사람들 그 모습 보고 먼저 반겼다. 눈이 더 오는 날 눈사람은 신이 나서 자꾸만 들녘으로 가겠다며 떼를 썼다. 한밤을 문 밖에 서있던 눈사람이 떼로 사라지던 날도 있었다. 백석 시인은 눈 오는 날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라는 시를 썼다. 우리들 마음의 쓸쓸함 사이로는 어디나 새 길이 나서 그 길 따라 눈사람 걸어가고 있다.
시인. 한남대 국어국문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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