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영기계(주) 공주공장 사무동. |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힘없는 중소기업을 심각한 경영위기 상태로 몰아넣었다는 게 핵심이다.
삼영기계 한국현 대표는 23일 중도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삼영기계는 국내에서는 유일한 중속 디젤엔진 피스톤 메이커로서, 독일의 2개 회사와 함께 세계 3대 피스톤 메이커 중의 하나”라며 “삼영기계는 1997년부터 최근까지 피스톤을 설계 및 제조해 현대중공업으로 피스톤을 공급해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모든 피스톤에 대해서 현대중공업은 삼영기계에 상세설계와 제작을 의뢰했으며, 삼영기계는 승인도 방식으로 상세설계와 제작을 진행해 왔다. 승인도 방식에서 도면 소유권은 상세 도면을 설계한 부품개발 업체에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힘센(HiMSEN)엔진용’ 피스톤을 개발하는 과정부터 삼영기계의 상세설계 도면을 받아 현대중공업 도면 양식에 맞게 그대로 다시 그리는 작업(일명 틀갈이)을 통해 설계도면을 탈취했다는 게 한국현 대표의 주장이다.
한국현 대표는 "삼영기계의 모든 제조기술 문서를 요구해 받아간 후 다른 업체로 빼돌려 이원화를 하는 수법으로 제조기술까지 탈취했다”며 “이러한 사실은 이원화 업체와 현대중공업의 압수수색과 경찰 조사에서 모두 확인됐으며, 해당 증거는 현재 검찰로 송치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지지부진한 수사와 재판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한국현 대표는 "현대중공업의 고발 건은 3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법원에서 1심이 진행 중이고, 우리가 고발한 건 2년이 지나서야 경찰에서 검찰로 넘어갔다”며 “수사와 법정싸움이 길어질수록 중소기업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진다"고 호소했다.
삼영기계 측의 주장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중도일보와의 통화에서, “해당 기술은 삼영기계가 아닌 현대중공업의 기술로, 삼영기계는 현대중공업이 제공한 도면에 따라 부품을 제작해 납품한 것”이라고 반론을 제기한 바 있다.
한국현 대표는 "현대중공업이 삼영기계에 요구해 탈취한 모든 기술자료는 수십 년에 걸친 삼영기계 사원들의 피땀 흘린 노력과 투자를 통해 이룬 핵심기술 자산"이라며 "현대중공업은 갑의 위치에서 탈취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강소기업을 고사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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