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흉기난동' 몰래 신고했지만… 출동한 경찰 "누가 신고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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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흉기난동' 몰래 신고했지만… 출동한 경찰 "누가 신고했냐"

  • 승인 2019-01-21 15:54
  • 서혜영 기자서혜영 기자
흉기
지난 19일 '당산역 버스 흉기 난동' 당시 112 문자신고 시스템의 한계로 일선 경찰관에게 신고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연합
버스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해 승객이 몰래 112에 신고를 했지만, 경찰이 미숙하게 대응을 벌여 논란이 되고 있다.

경찰과 신고자에 따르면 지난 19일 밤 10시 30분께 서울 영등포구 당산역을 지나던 마을버스 안에서 한 남성이 주머니에서 커터칼을 꺼내 허공에 휘두르며 다른 승객들에게 욕설을 했다.

해당 남성은 커터칼을 접었다 펼쳤다를 반복한 뒤 "내 근처로 다가오면 죽이겠다" 등의 말을 중얼거려 시민들을 공포에 몰아 넣었다.

이에 시민 A씨는 "파란 패딩을 입은 남자가 욕설을 하며 커터칼을 들고 있다"고 112에 문자메시지로 신고했다.



하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버스에 올라타자마자 큰소리로 "신고자 계십니까"라고 외쳤고, 칼을 든 해당 남성이 A씨의 옆자리로 앉아 대답할 수 없었다.

이후 경찰은 신고자를 찾지 못하자 버스에서 내렸고, 결국 A씨가 곧바로 따라 내려 자신이 신고자임을 밝히고 정황을 이야기 했지만 경찰은 해당 남성을 하차시킨 뒤 신원만 확인한 채 되돌려 보냈다고 한다.

A씨는 "흉기난동을 부린 남성과 비좁은 공간에 함께 있는 상황에서 경찰이 신고자를 먼저 찾아 공포에 떨었다"며 허술한 대응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112 신고 문자 시스템의 오류로 당시 전송받는 문자 메시지엔 용량이 40자로 제한되는 바람에 흉기와 신원비밀 보장 부분이 누락됐다며 "112시스템 지령 관련해서 잘못된 부분 보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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