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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겨울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날따라 몹시 졸려 티비도 보다말고 이불 속에서 잠들락 말락 하는데 웃방에서 노래 소리가 들렸다. 오빠가 에프엠 음악 방송을 틀어놓았던 것이다. 볼륨을 작게 해놓아서 귀를 쫑긋 해야 들릴 수 있는 소리였다. 나른한 잠결에 린다 론스타트의 'long long time'이 내 귀를 간질였다. 달콤하게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가 꿈결인 듯 아스라하게 내 영혼을 흔들었다. 그 날의 밤의 분위기와 린다 론스타트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내 청춘의 불안을 어루만져 주었다.
지금도 이 노래를 가끔 들으면 당시의 기억을 소환한다. 잠깐의 강열한 경험은 인생의 특별한 한 페이지를 장식한다. '당신을 내 사랑으로 만들려고 무엇이든 다 해봤어요. 그래서 난 당신을 사랑할 것 같아요. 언제까지나 영원히'. 그것은 나에게 아주 소중하고 추억을 풍성하게 만든다. 이제는 나도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었고 오빠들도 제 갈 길을 간다. '언제까지나 영원히(long long time)' 간직하고 싶은 노래다.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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