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미래사회와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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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미래사회와 책임

양동길 / 시인, 수필가

  • 승인 2019-01-18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생명이 있는 물체가 생명체이지요. 생물은 세포로 이루어져있고 세포분열을 통해 성장 한다 배웠지요. 돌이나 흙, 물 등과 같이 생명이 없는 것은 무생물이라 합니다. 상전벽해桑田碧海로 변하는 모습을 보면 그도 생명활동을 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신도시나 신시가지 건설 현장에 가보면 빠르게 변하는 모습에 놀라지요. 몹시 당황하게 됩니다. 쉽게 적응이 되지 않더군요. 몇 번씩 가보아도 어설프고 헷갈리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고 필요한 것은 만들어가는 것이 인간의 역사이겠지요. 진화라고도 하고 발전이라고도 합니다.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인류 발전의 극한으로 보는 학자도 있었지요. 자유민주주의에 대항하는 모든 이데올로기Ideologie가 소멸한 것으로 간주한 프랜시스 후쿠야마(Francis Yoshihiro Fukuyama, 1952 ~ ,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교수)의 주장입니다. 자유민주주의로 인간이 심리적, 정신적인 원초적 욕구가 만족되는 세계에 도달했다고 본 것입니다. 인간의 욕구가 상호성이 보장될 때 충족할 수 있다는 의견에는 동의합니다. 한 가지, 생명체의 무한한 욕망과 변화 욕구를 간과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급속한 변화 속에 살다보니 미래에 대한 기대 또는 불안이 상존했습니다. 그때 만난 사람이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 1945년 1월 26일~ , 미국 경제학자, 사회학자, 작가)이었습니다. 그 역시, 자유민주주의로 역사의 발전이 끝났다는 것에 의문을 제기 했습니다. 폭넓은 정보와 깊이 있는 식견, 종합적 사고에 놀랐지요. 『육식의 종말』, 『노동의 종말』, 『소유의 종말』 등 이른바 종말 시리즈를 통하여 현대 사회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엔트로피』, 『수소혁명』등으로 에너지 문제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3차 산업혁명』, 『유로피언 드림』, 『공감의 시대』등을 읽으며 미래사회를 생각하게 되었지요.

예전엔 우리뿐 아니라 세계인에게 아메리칸드림이 있었습니다. 아메리칸드림은 미국이 곧 성공이라 여기는 것이지요. 기회의 균등이 보장되는 사회에서 능력을 발휘하면 돈과 명예를 얻을 수 있다 생각했습니다. 개척정신과 도전정신이 강조되고, 청교도주의적 근면·절약이 중요시 되었습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중심으로 사회적 합의와 가치를 중시하는 사회를 선망했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사회적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요. 제러미 리프킨은 다양한 분석을 통해 아메리칸드림의 문제점을 통찰하고 거기에 공동체주의를 첨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유러피언드림 입니다. 진정한 세계화시대를 꿈꾸었던 것이겠지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자연과 자연,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가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공동체가 되기를 역설 했습니다. 공동체의식과 삶의 질을 중시하는 세계 최대 단일 경제권 유럽연합(EU)이 보편화되기를 기대한 것으로 보입니다.



2016년으로 기억됩니다. 브렉시트Brexit가 있었지요.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한 것입니다. 제러미 리프킨의 견해에 공감하며, 아름다운 미래사회를 꿈꾸던 필자에게는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이런 역사의 역행도 있구나. 물론 국익우선주의나 배외주의가 사라진 경우는 없었지요. 개인도 국가도 가지고 있는 국력의 크기만큼 책임의 크기도 크다 생각합니다.

미국은 2017년 파리협약을 탈퇴하였습니다. 파리협약은 기후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고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국가 간 약속이지요. 더 큰 환경 재앙을 막아보자는 인류 공동의 노력입니다. 우리나라를 포함 시리아, 니카라구아 등 194개국이 동의하고 있습니다. 알려진 바로는 미국 성인의 70%가 찬성하는 사안이기도 합니다. 1인당 에너지 소비 및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나라가 인류의 공동노력을 외면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무책임의 극치입니다.

미국이 지난해에는 유엔인권이사회를 탈퇴하더니, 새해 벽두 공식적으로 유네스코(United Nations Educational, Scientific and Cultural Organization)를 탈퇴하였다는 소식입니다. 이스라엘도 함께 말입니다. 유네스코는 교육, 과학, 문화 등 지적 활동 분야에서의 국제 협력을 촉진함으로써 세계 평화와 인류 발전을 증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제 연합(UN)의 전문 기구입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아주 친밀한 관계라지만 놀랍기만 합니다. 소탐대실小貪大失이지요. 지금같이 나아가면 결국 미국의 위상을 잃게 될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한 일입니다. 눈앞의 이익이나 달콤함으로 바로 설 수 없을 뿐 아니라 지속시킬 수 없습니다. 책임 없는 권리 또한 얻을 수 없습니다. 전 세계 대부분 국가가 참여하고 있는 국제기구를 헌신짝 버리듯 탈퇴하는 모습, 인류 역사의 흐름에 역행하는 행태를 바라보면서 지도자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브렉시트도 다시 검토한다는 뉴스가 보이더군요. 잘못된 결정이 지속되리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미래와 세계사의 흐름을 바로 읽어야 합니다. 역류하는 물이라도 더 크고 거센 물살의 흐름에 합류할 수밖에 없는 것이 자연의 이치입니다. 우리도 매일반입니다.

양동길 / 시인, 수필가

양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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