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시작되는 무렵이면 많은 사람은 새 다이어리를 구입 하거나 탁상달력 등과 같은 곳에 각자만의 방식으로 설렘을 가득안고 계획을 세운다. 몇 년전 까지만 해도 제2외국어 공부하기, 헬스 다니기, 자격증 취득하기 등으로 한 해 목표를 세우고 중장기적으로 주기별로 딱딱 기가 막히게 계획을 짰었다. 하지만 친구들과 만남, 즉흥적인 술 약속이 많아지다 보니 계획들은 점점 미뤄졌고 올해 계획은 내년 계획으로 다시 반복되길 몇 년째. 어느새 부턴가 '한 번 해볼까?'라는 생각뿐 실천으로 이어가기 쉽지 않았다. '작심삼일도 100번이면 일년이다'라는 말도 통하지 않았다. 작심삼일은커녕 작심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연말이면 아쉬움을 달래며 술로 삼킨 나날이였다.
지난해 12월 잡코리아에서 성인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새해계획'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새해계획을 꾸준히 지켜오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28.8%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꾸준히 지키지 못했다'의 답변은 71.2%로 나타났는데, 이 중에서도 '한 달도 채 지키지 못했다'는 답변이 26.1%로 가장 많아 눈길을 끌었다고 한다. 결과를 접한 후 다수사람에 포진돼있는 71%에 포함된 것 같아 씁쓸하면서도 안도의 한숨을 내비췄다.
때마침 회사에서 상반기 목표 기술서를 작성했다. 올해도 그냥 그렇게 두루뭉술하게 지나가는 듯했으나 목표기술서 작성을 통해 짧은 시간이였지만 소홀했던 부분을 생각하며 지난날을 반성했다. 지면 편집력 신장을 위해 관련 서적을 탐독하고 더 많은 기사를 읽어보며 팩트 체크 연습을 충실히 하며 올해는 28% 사람이 되기 위해 다짐하며 제출했다. '뭔가를 해냈어'라는 느낌으로 올해의 첫발을 내디딘 것 같아 뿌듯하기도 했다.
매사에 긍정적인 친구가 어느 날 "새롭게 시작하는 우리 30대 기대되지 않냐?". 한 번도 이런 생각을 해본적 없었지만 친구의 말에 나에게 앞으로의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어떤 색깔로 그려질지 도전의식을 일깨우게 됐다.
이번 주말, 오랜만에 연필을 잡기로 했다. 묵혀두었던 계획들을 써내려가며 다시 한 번 차근차근 도전하기 위해서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며 올 연말에는 모두가 웃으면서 마무리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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