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기획전은 해방기로 기록되는 1945년부터 1950년에 전개된 대전문학의 역사를 소개하기 위해 준비됐다.
해방 전 한국문단은 일제의 탄압 속에서 문화말살 정책을 비롯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폐지, 문장 지의 강제 폐간을 경험하며 문학 활동의 공백기를 보냈다. 우리말과 글에 대한 자유를 잃으며 제한된 상황에서 문학적 명맥을 겨우 이어나갔다.
해방을 맞으며 문인들은 자유를 되찾은 듯 했지만, 분단이라는 비극적 현실과 이데올로기의 대립 앞에서 또다시 혼돈의 시대를 감당해야 했다.
이 당시 대전문학도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당시 문학적 기록을 살펴보면 서로 다른 희망이 공존하면서 치열한 대립과 슬픔을 야기하는 어려운 시대였고, 그럼에도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문학적 행동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전문학관은 해방기에 형성된 대전 문학의 흐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흩어져 있는 그 시기의 문학 자료를 수집·연구해 해방기 대전문학의 의미와 위상을 재평가하는 하나의 움직임으로 ‘대전문학·작가 연구-해방기 대전문학’사업을 추진했다.
이번 기획전은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전시 형식으로 새롭게 구성해 소개한다. 대전의 첫 잡지 ‘향토’를 비롯해 첫 순수시지 ‘동백’, 좌익계 문화지 ‘현대’, 대전의 첫 시집 ‘목소리’ 등 1945년부터 1950년 사이에 형성된 대전문학의 성과와 그 흐름을 엿볼 수 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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