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협의회는 17일 대전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민간공원 특례사업 정상 추진'을 촉구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월평공원 공론화위원회의 '민간공원 특례사업 반대' 결론 이후 공원 부지 소유권을 가진 지주들이 총회를 열고 뜻을 모으는 등 반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들은 민간공원으로 추진하지 않는다면 공원을 해제해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다.
지주협은 "시가 확보한 공원녹지 예산으로는 월평공원 매입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예산은 턱없이 부족한데 공원을 유지하려다 보면 말도 안되는 꼼수대책만 쏟아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현재 대전시가 공원녹지 예산으로 확보 중인 예산은 1650억원이지만, 이중 절반 수준인 800억원은 보문산 공원 등에 집행될 계획이다. 월평공원 갈마지구 매입에 필요한 예산만 1600억원 가량이다. 하지만 이는 공시지가 기준으로 실제로는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주협은 공론화위에서 대안으로 제시된 '지방채 발행'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지난해 송년 기자회견에서, '공론화위 결정 수용' 발언과 함께 월평공원(갈마) 매입을 위해 지방채 발행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주협 관계자는 "150만 대전시민을 빚더미에 빠트리는 것이 상식적인 발상인지 묻고 싶다"며 "이런 발상 자체를 공론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성토했다.
일부 지주들은 지난해 12월 26일 대전시에 토지를 직접 개발하거나 매각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공원해제 신청을 접수한 상태다.
만약 공원이 해제되면 자연녹지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개발행위가 가능해진다. 요양병원과 장례식장, 골프장 등도 조성할 수 있어 그때는 난개발을 막기가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또 허태정 시장의 대표 공약인 둔산센트럴파크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여한구 지주협 회장은 "20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둔산센트럴파크를 조성할 돈이 있으면 당장 일몰제를 앞둔 월평공원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지자체는 민간자본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데 대전시만 거꾸로 가고 있다. 외부자본이 들어오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결정권을 쥔 도시계획위가 합리적으로 결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주협은 도계위 결정에 따라 행정소송도 불사할 계획이며, 당장 내달 설 명절 이전 '월평공원 진입제한 조치'를 강행하기로 총회에서 뜻을 모았다.
일단 월평공원 안건은 자료준비에 시간이 소요돼 빨라도 2월 말은 돼야 도계위 안건으로 상정될 전망이다.
시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지금은 안건 상정을 위해 공원사업 심의자료를 작성 중이다. 자료가 모두 꾸려진다고 해도 내부검토 등에 보통 3주는 걸린다"고 말했다.
대전시 도시계획위는 매월 둘째와 넷째 주 금요일에 열리며, 2주 전에는 안건을 상정해야 한다.
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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