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친박근혜)인 황 전 총리는 2·27전당 대회 당대표 출마가 유력하게 점쳐지는 데 이럴 경우 충청권 한국당 의원들이 유력주자를 중심으로 '헤쳐모여'식 재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황 전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입당식에서 "나라 상황이 총체적 난국"이라고 문재인 정부를 직접 겨냥했다.
그는 "이 정부가 소통을 앞세우고 있는데 정책 불통이 심각하다. 사회적 갈등이 커지고 있다"며 "국민적 합의 없이 밀어붙이는 성급한 정책들이 경제도, 안보도, 사회도 모두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핏대를 세웠다.
그러면서 황 전 총리는 한국당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서 "국민들께서 바라는 점을 충분히 잘 듣고 그 뜻에 어긋나지 않도록 결정하겠다"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놨다.
친박(친박근혜)계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계파를 떠나 바른 정치를 하기 위해 입당했다"며 "저도 누가 친박(친박근혜)인지 비박(비박근혜)인지 생각하지 않고 있고,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구시대 정치"라고 덧붙였다.
황 전 총리가 당대표가 되면 '박근혜 시즌 2'가 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와 맞서 싸우는 강력한 야당이 되는 게 첫 번째 과제다. 그 일을 하기도 바쁜데 계파 싸움할 시간이 없다"며 재차 탈(脫) 계파를 강조했다.
입당식에서 전대 출마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 2인자'를 지낸 친박계 황 전 총리의 전격등판으로 2·27 전대의 가장 큰 변수로 등장하면서 충청권 보수진영도 술렁이고 있다.
일단 충청권 전대 레이스의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충청권에선 정우택 의원(청주상당)이 지역별 행사 등에 잇따라 참석하는 등 당권도전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정우택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집권당인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최고위원을 지낸 친박계다.
정 의원과 이 전 총리는 황 전 총리와 정치적 뿌리가 같기 때문에 황 전 총리가 전대 레이스에 본격 뛰어들 경우 지역 친박계 성향 의원들의 지지가 분산될 것으로 보인다. 4선 관록에 해수부 장관과 충북지사를 역임한 정 의원은 충청권에서 기반이 탄탄하다. 이에 맞서 황 전 총리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진영 대권후보 적합도 1~2위를 다툴 정도로 상승세에 있다. 이 때문에 황 전 총리와 정 의원이 동시에 전대레이스에 출격할 경우 충청권 의원들의 지지가 갈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충청권 의원은 "최근 여의도 안팎에선 황 전 총리 측이 최근 들어 친박계와 비박(비박근혜)계를 가리지 않고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며 "정우택 의원의 경우 황 전 총리가 전대에 뛰어들면 가장 큰 데미지를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당권 출마를 접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친박계 내에서 치열한 대결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당권도전 하마평이 끊이지 않는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원외 강자' 이완구 전 총리와 계파색은 옅지만 정치권 안팎의 신망이 두터운 정진석 의원(공주부여청양)까지 나설 경우 충청권 내 한국당 진영의 이합집산 움직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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