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5년 최초로 지어진 대전역 모습. 사진=리츠메이칸대학 평화박물관 소장 |
1918년 중앙로에서 바라본 대전역 |
이날 심포지엄은 ‘기록되지 못한 사람들, 식민지시대 대전의 일본인’이라는 주제로 재일작가 배상순이 한창우·철 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일본 리츠메이칸대학 코리아연구센터와 공동으로 주관한 행사다.
심포지엄에는 대전시 문화유산과 안준호 학예연구사가 초청돼 최근 재개발과 철거로 지역사회에 이슈가 됐던 대전 동구 소제동철도관사촌의 조사현황과 문화재적 가치를 소개했다.
박물관 소속의 고윤수 연구사는 일제강점기 대전을 대표하는 기업이었던 후지추양조의 설립자인 츠지 가문을 중심으로 대전 재조일본인 사회의 형성과정을 설명했다.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의 김경완 차장은 대전문화재단의 지역 리서치 프로젝트를 통해 대전의 식민지 경험과 그 흔적들이 예술가들에 의해 어떻게 아카이빙 되고 재해석되었는지를 발표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리츠메이칸대학 평화박물관에 소장돼 있던 엽서형태의 대전역 사진이 최초로 공개됐다.
대전의 근대사진 엽서도록 발간 작업을 했던 안준호 학예연구사는 “1918년과 1928년 증·개축 된 대전역 사진은 여러장 발견됐지만, 1905년 경부선 개통과 함께 지어진 최초의 대전역 사진은 처음”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 사진엽서는 후지추양조의 창립자 쓰지 긴노스케가 당시 대전에 주둔했던 일본군 보병 제80년에 배속되었던 한 장교와 주고받은 것으로 작성연대가 정확하다. 또 실제 사용된 엽서로 서신의 내용을 분석해 보면 일제하 대전 지역사회의 동향과 인적 관계망 등을 파악 하는데 도움이 되는 등 높은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는 평가다.
한편 재일작가 배상순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는 예술가다. 테미예술창작센터의 지역리서치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대전과 인연을 맺었다.
이번에 최초 대전역 사진엽서 발굴도 배상순 작가의 성과다. 배 작가는 지난해 리츠메이칸대학 평화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다수의 대전 관련 자료를 발견하고, 안준호·고윤수 두 학예연구사에게 개인적으로 도움을 청해 자료의 내용과 사료적 가치를 확인했다.
배상순 작가의 오랜 후원자인 나고야 일한네트워크 전 대표 고토우 카즈아키는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경색된 한일관계가 민간차원에서라도 교류와 소통의 물꼬가 트이길 기대한다”며 “대전이 가진 다양한 역사 콘텐츠들이 잘 보존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리츠메이칸대학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소제동철도관사촌 심포지엄. 약 100여명이 참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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