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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에 또래 친구가 복숭아를 먹어가며 주지도 않는 자랑을 하며 보미의 시선을 자극하고 있었다. 순간 보미는 엄마한테 칭얼대며 또 복숭아를 사 내라고 떼를 썼다. 엄마는 고집쟁이 보미를 꺾을 수 없어 또 그것을 사다주었다. 먹던 아이스크림은 절반 정도나 남아 있었다. 복숭아를 이제 막 먹기 시작했는데 그 때 마침 엿장수 아저씨가 지나갔다.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보미가 아니었다. 보미는 엄마한테 또 엿을 사 내라 했으나 엄마는 들은 척도 않고 하던 일을 계속했다. 엄마의 태도에 심통이 난 보미는 뒹굴며 엄마를 속상하게 했다. 화가 난 엄마가 한 마디 쏘아 붙였다.
" 이놈의 새끼가 처먹을수록 양양거리네" 하며 엄마는 보미 버릇을 고쳐 놓으려 작심하고, 먹고 있는 아이스크림이며 복숭아를 다 빼앗아 버렸다. 거기다 속상한 김에 말썽쟁이 보미를 푸념하며 때려 주었다.
보미는 부질없는 욕심만 부리다가 있는 것도 다 빼앗기고 매까지 벌게 되었다.
"처먹을수록 양양거리네."
이것을 고사성어로 말하면 득롱망촉(得?望蜀)이란 단어가 된다. 이 말은 후한(後漢) 때 광무제(光武帝)의 이야기로 농(?)이란 땅을 얻고서 거기다 촉(蜀)나라까지 얻으려고 탐냈다는 이야기이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음을 말함이니 새겨들어야 할 말인 것 같다. 우리는 부질없는 욕심을 부리려다 가진 것마저 다 잃어서는 아니 되겠다. 타산지석(他山之石)이 어디 멀리 있겠는가!
'말 타면 견마 잡히고 싶다'라는 심정으로 욕심만 부려서는 안 된다.그러다간 평생의 자기 행복과 자기만족은 가질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주어진 여건에 만족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는 것이 행복하게 사는 지름길이란 생각이 든다.
TV 방송 채널을 돌리다 보니 육신이 멀쩡한 50대 중년 남자가 사업 실패로 늘어난 부채를 감당할 수 없어 승용차 안에서 숯불을 피워놓고 자살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또 대학을 졸업한 신체 건강한 청년이 취업난에 시달리다 절망하여 한강에서 투신자살 시도 끝에 경찰에 의해 구제되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위의 주인공인, 육신이 멀쩡한 50대 중년 남자나, 자살을 시도한 신체 건강한 청년은 행복의 조건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행복한 존재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육신이 멀쩡한 것이나 신체가 건강하게 사는 것만도 행복한 삶인 줄을 모르고 있다.
행복의 조건을 갖추어 행복해하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살아야 할 사람들인데 부정적 생각과 비관적 감성에 젖어 소망도 행복도 다 멀리 쫓아버리고 있다.
우리 주변앤 행복의 조건을 갖추고 사는 자신들이면서도 그에 대한 감사함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언더우드의 기도문 < 나는 행복한 사람 >이 떠올랐다.
< 나는 행복한 사람 >
"걸을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설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들을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말할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볼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럴게 기도를 합니다.
"살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간절한 기도를 합니다.
놀랍게도 누군가가 간절히 기다리는 기적이 내게는 날마다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부자 되지 못해도, 지혜롭지 못해도 내 삶에 날마다 감사하겠습니다.
날마다 누군가의 소원을 이루고, 날마다 기적이 일어나는 나의 하루를, 나의 삶을 사랑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내 삶, 내 인생. 나, 어떻게 해야 행복해지는지 고민하지 않겠습니다.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날마다 깨닫겠습니다.
나의 하루는 기적입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 언더우드 기도문 중에서 -
우리는 서두에 나온 보미의 엄마 말처럼'처먹을수록 양양거리는'과욕으로 들어온 복도 놓치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되겠다.
부정적, 절망적인 생각으로 누릴 수 있는 행복도 놓쳐서는 안 되겠다.
나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걸을 수 있고, 설 수 있고, 들을 수 있으니 나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즐길 수 있는 눈이 있으니 나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하루하루를 감사하면서 살 수 있는 건강이 있으니 나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말할 수 있고 살아 숨 쉴 수 있는 맥이 뛰고 있으니 나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게다가 과욕에 눈 멀지 않는 슬기로운 삶이라면 나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이겠는가!
누가 뭐래도 세상은 참 살만한 곳, 내 여기서 숨 쉬고 있으니, 나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남상선 수필가, 대전가정법원 조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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