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환수 1964 합창 Chorus |
대전시립미술관은 ‘대전미술 100년, 미래의 시작’을 통해 70~80년대 대전현대미술의 태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작가 10인을 재조명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한국 근대의 시대적인 격동기를 겪으면서 척박한 한국화단을 부흥시키기 위해 기성세대의 낡은 방식과 양식에 안주하지 않았다. 자신만의 고독한 싸움을 통해 새로운 예술세계를 개척한 선구자다.
강환섭(1927, 충남 연기)은 한국의 향토적인 정서, 감성을 담은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한자의 표현을 벗어나 한글화된 글자모형을 도입해 한글의 아름다운 조형미를 추구한 작품을 선보였다.
김수평(1942, 대구)은 1974년 숭전대(현 한남대)미술교육학과장으로 재직하며 대전과 인연을 맺었다. 독자적인 연구를 통해 추상의 기원으로 회귀하고 빛의 숭고한 표현, 조화로운 세계의 구조를 정립했다.
김홍주(1945, 충북 회인)는 1970년 중반부터 경대, 창문, 거울 테 등에 자화상과 인물들을 극사실적으로 그리며 개념미술의 관념적인 유희에서 탈피하려는 시도를 이어간다. 미세한 세필로 무한 반복되는 독특한 회화론을 펼쳤다.
남철(1936, 대전 석교동)은 약 30년 동안 자연 혹은 문명과의 만남, 인간 자신의 생성과 소멸의 문제, 그리고 인간과 우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로 추상작품을 선보였다.
김수평 1987 나무들의 이야기 Story of Trees |
이건용(1942, 황해도)의 신체드로잉 연작은 전통적인 회화론을 거부하며 신체의 제한된 행위 속에 배태된 독특한 회화 영역을 개척한 작품이다. 대전실험미술의 지평을 연 78세대 결성에 영향을 준 인물이기도 하다.
이종수(1935, 대전)는 대전 대덕구 갑천변 신대리에 너와집 작업실을 짓고 여러 지역의 흙을 공수해 전통적인 수비 방식으로 작품을 제작했다. 겨울 열매는 이 시기 첫 불을 지펴 구워낸 첫 작품이다. 자연의 닮은 고유한 미를 담았다.
정해조(1945, 충북 옥천)는 인간의 원초적인 감각에서 만들어진 원시조형의 옻칠로 빚어낸 천연의 광물 효과를 표현하는 한편, 촉감이 부드럽고 특유의 광택과 우아하고 미려한 빛깔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운 극치를 나타내는 작가다.
조평휘(1932, 황해도)는 대전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했다. 추상미술에서 수묵화로 전환을 이뤄낸 작가는 전통을 기반으로 한 현대적인 수묵을 모색하고 있다.
한정수(1958, 서울)는 후학양성을 위해 1992년 대전으로 내려온다. 작업실 주변을 산책하며 발견한 풀, 돌, 씨앗, 달팽이 등의 자연적 소재를 화폭에 담으며 화훼연습이라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수묵기법에 몰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김홍주 1979 무제 |
남철 2011 빅뱅예감 Premonition of Big Bang |
윤영자 1990 기다림 Waiting |
이건용 1987 신체드로잉 87-A-3(시안) |
이종수 2005 겨울열매 Winter Fruit |
정해조 2005 흑적광율 0826 Gloss-Black, Red 0826 |
조평휘 1966 산가 |
한정수 1994 화훼연습 The flowering plant less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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