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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외환위기 이후 창업시장에서 급성장한 아이템은 ‘저가’다. 소비자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질보다는 가격을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었는데, 질을 조금 떨어뜨리더라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정책은 거의 모든 업종으로 확대되다시피 했다. 이로 인해 저가는 2~3년을 주기로 다양한 업종에서 등장했다.
그러나 최근 창업시장을 살펴보면 무조건 저가 판매전략을 구사한다고 해서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는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먼저 소비자의 눈높이가 올라가면서 ‘가격대비 만족감’이 떨어지는 상품은 외면받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와 임대료, 물가 상승 등에 따라 수익성을 맞추지 못해 고전하는 경우도 많다. 생산성, 소비성, 수익성이 동시에 충족되지 않으면 창업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를 반영하듯 고품질의 메뉴를 제공하면서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한편 창업자에게는 안정적 수익을 가져다 주는 브랜드의 성장도 눈에 띈다. 불경기 창업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가 본도시락이다. 영양가 높은 한식 메뉴부터 간단한 반찬류까지 신선한 제철 식재료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한식 도시락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선점했다. 또한 가맹점의 운영 편리성과 매출 향상을 위해 외식업계에선 보기 드물게 B2B 영업팀을 정식 부서로 신설해 기업 제휴나 단체 영업을 확대하고 대규모 주문 및 제품 공급 건을 본사에서 직접 관리해 점주의 매출을 도와주고 있다. 본아이에프 관계자는 “과거 가맹점이 대응에 곤란을 겪을 수 있었던 단체 주문 건을 본사에서 직접 분배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각 가맹점의 운영 효율성을 높였다”라고 전했다.
치킨과 떡볶이를 콜라보한 걸작떡볶이도 치떡세트로 가격대는 낮추면서 품질은 높이는 전략으로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춘 메뉴를 제공한다. 걸작떡볶이는 ‘칼칼한 국물+탄수화물’에 든든한 식사 콘셉트로 국물떢볶이와 국물닭볶이, 부대떡볶이 등 친근하면서도 꾸준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시그니처 메뉴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걸작떡볶이가 소비자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98.5%가 재구매 의사를 밝힐 정도로 품질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탈리아 아이스크림 젤라또로 국내에 디저트카페 열풍을 일으킨 카페띠아모는 저가 커피전문점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젤라또의 높은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롱런하는 브랜드다. 젤라또는 천연재료로 매일 만들어 신선함과 쫄깃함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카페띠아모는 매장에서 매일 만드는 젤라또를 제조 후 72시간이 지나면 전량 폐기 원칙을 지켜오고 있다. 이로 인해 가격 대비 만족감이 높아 가심비 브랜드로 불린다. 카페띠아모는 다양한 젤라또 외에도 젤라또와 에이드가 만난 젤라또 플로트, 우유가 곁들인 젤라또 쉐이크를 비롯해 수제 와플, 조각 케잌, 베이글 등의 베이커리류도 갖추고 있다.
국내 1등 반찬전문점으로 평가받는 진이찬방은 18년의 오랜 노하우와 체계적인 시스템이 장점이다. 본사에서 직접 산지특산물을 수매해 품질 좋은 식료품을 저렴하게 공급하는데다 적극적인 신메뉴 개발과 초보자도 쉽게 운영이 가능한 조리교육 시스템을 갖췄다. 200여가지의 메뉴군과 표준화된 레시피, 지역별 슈퍼바이저 매칭과 1:1 맞춤 컨설팅 등도 안정적 수익성을 담보하는 요소다. 최근에는 배달시장 성장과 맞물려 배달 서비스도 도입했다. 진이찬방 관계자는 “배달 서비스 후 가맹점 매출이 도입 전보다 최대 2배 이상 상승했다”라며 “소규모 매장으로 배달전문점 창업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최근의 프랜차이즈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생산성과 수익성, 소비자의 소비성에 중점을 두고 운영되고 있다. 단순한 저가 전략을 구사하면 처음에는 호기심에 고객들이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품질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그 효과가 오래갈 수 없다. 저가 전략이 성공 창업을 담보하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 /봉원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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