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재발을 막기 위한 근본적 처방보다는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으로 당면한 사태 수습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면서 문제를 더욱 키우는 모습이다.
서구청과 서구체육회 위탁을 받아 운영 중인 서구 A스포츠센터에서 지난해 중순께부터 B임원이 7400여 만원을 횡령해 지역 체육계에 파문이 일고 있다. B임원은 당시 서구체육회 사무국장과 문제가 된 스포츠클럽 전무이사를 겸하면서 모든 운영을 전담, 사실상 서구체육회 소속직원 역할을 해 왔다. 또 B임원을 감독해야 하는 스포츠클럽 감사는 구체육회 감사를 겸직하고 있는 구조였다. 서구와 구체육회가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번 파문이 고스란히 생활체육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문화체육부는 서민 생활체육 활동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6년부터 'K스포츠클럽 공모(현 공공스포츠클럽)'사업자를 선정했다. A스포츠센터는 지난 2년간 6억원을 지원받아 지역 생활체육인들이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터지면서 올해 운영비 지원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몰린 것이다. 그동안 해당 시설을 이용한 구민 등 생활체육인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같은 문제점에도 구와 구체육회는 대안 마련에는 뒷짐을 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운영비 횡령사건이 불거진 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시체육회와 대한체육회에 감사만 의뢰했을 뿐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은 미흡하다.
이에 대해 서구체육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확인해 처리하는 거지만,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시체육회와 대한체육회에 합동감사를 하기로 했다"며 "정확한 결과를 받아 이에 따른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클럽 관계자는 서구체육회의 관리·감독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B임원이 체육회 소속으로 믿고 모든 권한을 맡겼는데 이런 사태가 불거졌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다는 입장이다.
클럽 관계자는 "대전시민과 구민의 복지 차원에서 제공하는 시설을 횡령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참 나쁜 사람"이라며"말 같지 않은 일이 벌어져 지금도 이해가 안 된다. 하루빨리 센터가 원상복구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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