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결혼이주여성 아킴바이 아셈씨 가족. |
저는 카자흐스탄의 작은 마을에서 중고등학교 선생님인 부모님 아래에서 자랐습니다. 남편과는 6년 전 카자흐스탄 친구 생일 파티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그때 저는 대학생이었고, 남편은 카자흐스탄에서 일을 했었습니다. 대학원에서 학업을 이어가던 저는 졸업 후 좋은 직장에 다니면서 여가 생활을 즐기고 싶은 꿈을 꾸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갑작스럽게 프로포즈를 받았을 때는 결혼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나 만남이 지속되고 남편의 착한 마음과 친절한 행동과 사랑이 저의 마음을 조금씩 움직였습니다.
결혼은 저에게 힘든 결정이었습니다. 처음 남편을 가족에게 소개했을 때 모두 저의 남편을 좋아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은 젊고 예쁘고 인생의 많은 기회와 미래를 생각하면 결혼이 주저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때 엄마가 "너의 인생은 너만의 것이므로 결정은 너만이 할 수 있다."라고 하신 말씀을 듣고 용기를 얻어 결혼을 결심하고, 부모님의 허락과 축복 속에서 결혼할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고 아끼는 자식을 멀리 어쩌면 평생 보기 힘든 곳으로 떠나보낸 힘든 결정을 해 주신 엄마에게 감사합니다.
가족과 친척들이 모인 가운데 2014년 1월 한국에서 결혼식을 했습니다. 결혼 후 카자흐스탄에서 대학원을 졸업하고 2015년 9월 한국에 왔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시어머님과 생활하고, 우리 부부는 주말부부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 한국 생활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시어머님과 의사소통이 힘들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동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했고 불편했던 점들이 차차 좋아졌습니다.
한국에 와서 저의 인생과 생활은 많이 바뀌었으며, 지금도 바뀌고 있습니다. 아직 한국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를 잘 이해할 수 없을 때가 있지만, 열심히 적응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대학과 대학원 전공인 스튜어디스 꿈에 도전하기 위해 한국어와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지금 그리고 현재 행복하니?"라고 질문을 던지면, 분명하게 대답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네, 이 남자와 결혼해서 행복합니다." "네, 아이들을 키우면서 행복합니다."라고 대답을 할 수 있습니다. 고향이 별로 그립지는 않지만, 마음 한구석의 어떤 공허함 때문에 아직은 확실하게 대답할 수 없게 합니다.
한국에 온 지 벌써 3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좋은 일도 나쁜 일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살면서 이겨내야 할 더 많은 일들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 옆에는 힘이 되어주는 가족이 있으므로 모두 이겨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나 옆에서 저를 이해하고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주는 남편과 시어머님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또 어려운 상황이나 힘든 일이 있을 때 조언과 도움을 주시는 주변 여러분들에게도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받아들여준 한국 사회에 감사하며, 앞으로 한국 사회의 좋은 일에 보탬이 되고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아킴바이 아셈(카자흐스탄), 이미경(한국)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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