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화 미디어부 기자 |
이런 나를 고찰하며 다른이들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디서부터 흘러들어온 지 모를 선입견으로 본래 취지와 다르게 미운 콩깍지가 씌었을 때 일이 벌어진다. 선입견의 부작용이랄까. 소통하려 의지를 내면 수다스럽고 나대는 사람으로 안다. 말씨도 그렇다. 속도가 빠르고 목소리가 크면 예의에 벗어나고 경우 없는 사람, 성격이나 기질도 강하게 인식돼 내키는대로 지르는 사람으로 보여질 수 있다. 진짜 나와 만들어진 나와의 괴리감은 물고 물리는 관계로 확대된다. 나도 상대에 대한 선입견으로 미리 판단해 정의 내리는 만행을 저지른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외근을 할 때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가까워지는 과정에서 선입견은 약방의 감초처럼 개입됐다. 일이 꼬여 화내는 모습을 처음 이미지로 마주한 뒤 이전에 들었던 정보와 혼합된 결과 돈 많아 세상 편하게 사는 사람으로 보게 된다. 평소 알던 사람의 진 면목을 10년이 지나서야 알게 되기도 한다. 업무의 연관이 없어 모르고 지내면서 소문만으로 조합되는 이미지가 선입견의 토대가 돼 전혀 다른 사람으로 인식되는 이유일 것이다. 이러한 선입견은 사람관계에서 가까이 하고 싶은 호감형이 되기도, 말도 섞기 싫은 괴물이 되기도 한다. 물론 긴 시간 부대끼며 터득되는 가족이나 절친이 아닌 이상 상대의 진짜모습을 보긴 어렵다. 어쩌면 선입견은 활용에 따라 나를 표현하는 '필수템'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바래본다. 2019 기해년에는 섯부른 선입견이 아닌 충분히 숙성된 '후입견(後入見)'으로 상대를 바라보길 소망한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