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영화 '킬빌'의 '외로운 양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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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노래]영화 '킬빌'의 '외로운 양치기'

  • 승인 2019-01-07 11:20
  • 우난순 기자우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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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제공. 영화 '킬빌'의 히로인 우마 서먼.
폭력영화의 미학. 쿠엔틴 타란티노 영화의 보증수표. 영화 '킬빌'은 잔혹하기 그지없다. 핏빛이 선명한, 피의 바다가 넘실대는 영화다. 그런데 왜 아름다울까. 고혹적인 영화다. 잊을 수 없는 복수의 서막이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비주류의 주류 감독이다. 영화 소재가 색다르다. '재키 브라운'은 흑인 여배우에 대한 흠모를 감추지 않는다. 이른바 헌정이라고 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비디오 가게 점원을 하면서 영화키드의 꿈을 꿨다는 타란티노는 이런 밑바탕에서 격식과 정형성을 파괴하는 법을 배웠던 것 같다.

'킬빌'도 우마 서먼을 내세워 멋진 복수의 여전사라는 캐릭터를 창조했다. 마르고 큰 키에 노란 추리닝복을 입은 우마 서먼의 날렵한 몸놀림은 한 편의 발레를 보는 듯하다.

이 영화를 돋보이게 만드는 것은 단연코 영화 주제곡이다. '뱅뱅'도 그렇고 개인적으로 '외로운 양치기'는 신의 한 수다. 마지막 장면 루시 리우와 일본식 정원에서의 대결은 한 편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펑펑 쏟아지는 눈의 세계에서 최고의 고수가 펼치는 핏빛 클라이막스.



눈밭에서 서 있는 두 여인. 복수의 결말을 바라보는 관객의 살 떨리는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외로운 양치기'는 어느 ost보다 강렬했다. 환상적인 눈과 서정적인 음악의 조화 그리고 피의 복수. 미세하게 떨리는 팬 플루트 소리가 정적을 깨면서 종국에는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선율을 선사하는 가운데 결국 루시 리우는 선홍색의 피를 뿌리며 죽는다. 다시 말하지만 이 장면의 압권은 '외로운 양치기'다. 잔혹함의 서정성. 역시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다.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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