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주요 정당 로고. |
다수의 여론조사 기관은 지난 2일 차기 대선 주자를 추려 조사한 선호도 결과를 발표했다. 대부분 조사에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이낙연 국무총리,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상위권에 올라 '빅3'를 구성했다.
그 뒤를 이재명 경기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이었다. 반면 충청 인사는 전무했다. 많게는 12명까지 후보를 올렸지만, 지역에서 활동하거나 충청 출신 정치권 인사는 눈을 씻고 봐도 없었다.
대권 주자 부재는 단순한 문제로 볼 게 아니다. 충청권 현안 추진 동력 약화는 물론 지역 정가 위상에도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그런데도 눈에 띄는 주자는 보이지 않는다.
대권 주자 기근에 더해 우려되는 점은 또 있다. 현안마다 같은 '충청끼리' 경쟁하고, 다투는 정치문화도 문제다. KTX 세종역 신설을 둘러싼 갈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세종과 충북은 세종역을 두고 끝없이 싸웠다.
세종은 신설, 충북은 반대 입장을 양보 없이 고수했다. 대전과 충남도 '상생발전'을 주장할 뿐 각자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을 이어갔다. 갈등은 6·13 지방선거와 더불어민주당 8·25 전당대회와 맞물려 최고조로 치달았다.
이를 두고 지역에선 정치권이 갈등 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지역 정가는 논쟁보다는 정쟁에 더욱 치우쳐 지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자체적인 자정 능력을 키우는 것도 급선무다. 김소연 대전시의원이 지난해 9월 제기한 '돈선거' 의혹은 정치권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를 강타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정치에 대한 환멸을 유발했다는 지적이 많다.
책임지는 인사는 없고, 정치 공방만 난무하는 모습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지역민들의 자존감 또한 크게 상실됐다. 때문에 지역 정치권의 품격을 올리는 올바른 정치문화 조성은 불가능하다는 자조 섞인 반응도 나온다.
그렇기에, 올해는 충청 정가에 중요한 해다. 모두 한마음으로 전면적인 개조작업에 나서야 한다. 다행히 희망은 있다. 먼저 충청 주자들이 최근 중앙 정치무대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여권에선 당 대표가 배출됐다.
이해찬 의원(세종)이 민주당 당 대표로 선출된 후 지역 현안 관철에 앞장서고 있고, 자유한국당에선 4선의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정우택(청주 상당) 두 의원이 다음달 치러질 전당대회에 나설 예정이다.
3선 이상 중진을 포함한 재선·초선 의원들도 예산정국 활약에 힘입어 중앙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지역선 지방정부와 민주당 시도당 간 당정 협의가 본격화되는 만큼 갈등 조정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올해는 문재인 정부 3년차, 민선 7기 출범 2년차를 맞는 해로, 어느 때보다 정치권의 역량결집이 절실하다"며 "지역민들의 자존감을 다시 높이고, 품격 있는 정치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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