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대전세종연구원 도시기반연구실장 |
이러한 여건 때문일까? 전에 없던 두 가지 변화가 감지된다. 하나는 트램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부쩍 높아졌다. 신문 사설까지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하나는 국가 균형발전위원회의 결정 혹은 타당성 재조사 이후 준비에 대한 질문들이 많아지고 있다.
먼저, 트램을 반대하는 목소리 중에는 '교통 혼잡'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 지금도 혼잡이 심각한데, 트램에 내 줄 차로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자동차 이용자의 입장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주장이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 서울에서도 2004년에 버스전용차로를 92㎞ 건설하면서 논란이 있었지만, 버스전용차로는 평균 4.4㎞/h, 일반 차로조차도 0.4㎞/h 속도가 증가하지 않았던가? 하루 8만 대가 다니던 청계고가를 철거한 후에도 교통대란은 없었다.
그렇다고 트램 건설 이후에 어떤 경우에도 혼잡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없다. 트램이 충분히 편리하지 않거나 교통수요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그럴 수 있다. 혼잡 여부에 있어 요체는 계획의 완결성에 있는 것이지 트램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100보를 양보해서, 일반 차로의 교통혼잡 증가로 승용차가 다소 불편해진다 하더라도 트램의 명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트램은 대중교통의 활성화 즉, 승용차분담률 감소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 주차, 도로건설 및 유지관리 재원, 보행환경 및 교통사고, 지속가능성까지 거의 모든 면에서 편익이 발생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정상적이라면, 이 같은 편익이 혼잡으로 감소 되는 편익보다 훨씬 크다. 따라서 구체적 수치가 없는 불안감을 반대명분으로 삼는 것은 곤란하다. 그 것은 이해당사자의 입장에 불과한 것이다.
다음으로,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결정 이후의 대응도 고민해야 한다. 두 가지 중 하나라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는 경우와 두 가지 모두 부정적인 결과가 나오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전자인 경우, 패러다임의 전환과 대중교통 전체의 틀을 재편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현재 마련된 대전시의 계획은 법정계획의 요건에 맞춘 단순 철도계획이기 때문이다.
후자인 경우, 어떻게 할까? 우선, 기존 노선 등을 고수하기 어렵기 때문에 백지 수준에서의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트램은 상수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재조사나 균형발전위원회의 결정과 대중교통 및 도시구조 개편의 필요성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상의 두 가지 목소리는 각기 다른 방향에서 다른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공통적으로 트램사업의 불확실성에 근거하고 있다. 불필요한 논란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여건변화에 대해서는 다각적인 준비를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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