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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의 시인'이라고 불리는 김수영의 이름으로 사람들이 모였다. 문학평론가 김명인·이영준 두 사람을 공동 대표로 고봉준, 권현형, 김응교, 남기택, 노혜경, 박수연, 오영진, 이경수, 이민호, 이성혁, 임동확, 전상기, 조은영 등이 만든 모임 '김수영연구회'. 문학평론가부터 시인에 이르는 열 네 명의 회원들은 4년 동안 매월 한 번 이상 만나 김수영의 시를 분석했다.
『너도 나도 스스로 도는 힘을 위하여』는 김수영연구회 회원들이 4년간 분석한 170여편의 시 중 중요도가 높은 시 116편을 선정, 각자 복수의 시를 분담해 해설을 쓰고 다듬은 글을 묶은 책이다.
책의 제목은 '생각하면 서러운 것인데/너도 나도 스스로 도는 힘을 위하여/공통된 그 무엇을 위하여 울어서는 아니 된다는 듯이/서서 돌고 있는 것인가/팽이가 돈다/팽이가 돈다'는, 「달나라의 장난」에서 가져왔다. 연구회는 서문에서 김수영 정신의 핵심에 스스로의 생존에 매달려 사는 고독한 단독자가 있다며 '우리는 넘어지지 않으려고 돌고 있는 팽이들인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러나 팽이들은 생존만이 아닌 무언가의 의미를 위해 돌고 있기도 하며, 그런 팽이들이 기울인 노력 중의 하나가 이 책이라고 밝힌다.
우리말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짧은 분량의 글로 난해하다는 평이 많은 김수영의 시를 명료하게 풀어냈다. 각주와 인용을 최소화해 가능한 한 넓은 독자층이 공유할 수 있는 글을 쓰는 데 방점을 뒀다. 지난해 김수영 50주기를 기념해 출간된 해설집으로 김수영 읽기의 새로운 세대를 위한 초석이 될 것이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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