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칼럼] 수학은 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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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칼럼] 수학은 언어다

윤강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수리모델기반연구팀 박사

  • 승인 2019-01-03 15:48
  • 수정 2019-01-04 17:45
  • 신문게재 2019-01-04 22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윤강준-수리연 박사
윤강준 수리과학연구소 수리모델기반연구팀 박사
수학은 계산이 아닌 언어다.

갈릴레오는 "자연은 하나의 방대한 백과사전이며 그 사전을 기술한 언어를 아는 사람만이 자연을 이해한다. 그 언어는 수학"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자연은 수학을 통해서 이해되고 또 수학을 통해서 자연이 설명된다는 주장이다.

자연과학에 속하는 과목으로 크게 물리, 생물, 화학, 수학을 배운다. 물리는 세상의 이치를 탐구하는 학문이며 생물은 살아 있는 존재에 대해서, 화학은 존재하는 물질에 대해서 연구하는 과목이다. 과학적으로 표현하면 물리는 에너지의 운행에 대해서, 생물은 에너지가 무엇에 의해 어떻게 생성되는지, 화학은 에너지에 영향을 주거나 받는 물리적 대상에 관하여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런데 이런 학문들에 관한 연구를 진행할 때 사용하는 언어가 바로 수학이다.

즉 수학은 사고의 표현이며, 주장의 전개방식이다.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뉴턴은 움직임에 대해서 이해하려고 노력했으며 이 물리적 현상을 익히 잘 알려진 힘과 속도의 변화량과의 관계식인, 뉴턴의 운동 제2법칙 f=ma (f=힘, m=물질의 질량, a=속도의 변화량)로 간단명료하게 표현했다. 이 자연의 이치를 실생활에 적용할 때, 주어진 조건에서 보다 큰 힘을 만들기 위해선 가속도를 증가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과학의 언어로 수학이 사용되는데, 이는 수학적 표현이 주장이나 사실을 간단하면서도 정확하게 기술하기 때문이다. 왜냐면 수학이란 옳고 틀림이 명확한 주장이나 사실 (이를 명제라 부름)을 틀리지 않고 (즉, 모순없이) 분명하게 전개해 가는 과정이자 행위이며, 분명하고도 정확하게 전개하기 위해서 수와 식, 그리고 여러 기호들을 사용한다. 그리고 수학에서 사용하는 단어는 모호하지 않고 정확해야 한다. 그래서 어떤 단어를 사용할 땐, 그 단어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나서 그 단어를 사용한다.

예를 들면, 수의 크기(부등호)를 사용하기 위해서 먼저 두 수 a, b에 대해서 a-b가 양수이면 'a가 b보다 크다'라고 정의하고 이를 기호로 'a>b' 라고 표기한다. 수학 시간에 '연속함수', '미분가능하다' 등과 같이 어떤 개념을 배울 때 먼저 그 개념에 대해서 정의를 내리고 그 이후로 관련 개념들의 성질들을 설명해 나가는 걸 기억할 수 있다.

예로, '손흥민은 아인슈타인보다 수학을 잘한다'라고 주장한다면 '수학을 잘한다'라는 것의 뜻이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어야 한다. 막연하게 '수학을 잘한다'라는 것이 수학에 대한 업적을 뜻하는지, 두 사람에게 수학문제를 제시했을 때의 해결능력을 뜻하는지 그 뜻이 분명하지 않고 모호하다. 그래서 수학에서는 '수학을 잘한다'라는 뜻을 분명하게 정의하지 않고, 막연하게 '손흥민은 아인슈타인보다 수학을 잘한다'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역동작을 유도하여 상대방을 따돌리거나 공의 속도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순간적인 힘을 공에 최대한 전달하는 등 과학적 원리를 신체활동에 적용하여 생계를 유지하는 능력이 있으면 '수학을 잘한다’라고 정의하고 그렇지 않으면 ‘수학을 못한다’라고 정의한다면 '손흥민은 아인슈타인보다 수학을 잘한다'는 수학적으로 맞는 표현이다.

말장난처럼 들리겠지만 어떤 주장이나 개념을 접하면 먼저 그 표현에서 사용되는 정의를 먼저 묻고 그리고 나서 그 표현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려 하는 것이 수학이며, 이런 사고의 전개과정이 논리적 사고이다.

여러분도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단어나 표현에 대해서 정의를 내려 보시면 이것이 의외로 어렵다는 것을 느끼실 것이다. 의미에 맞게 정확하게 단어를 사용하여 표현하는 것이 수학적 사고의 시작이며 이런 습관은 수학을 배우고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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