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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핀 부르네 지음 | 강인경 옮김 | 미디어창비
어느 날 두더지 집에 아주 커다란 돌덩이가 굴러와 현관을 막아버렸다. 아이쿠. 두더지에겐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진 셈. 두더지는 어두워진 집 안 만큼 자신의 앞날도 캄캄해졌다며 우울해한다. 그런 두더지에게 친구 여우는 양초를 켜니 분위기가 좋지 않느냐며 위로를 건넨다. 돌덩이를 치워 줄 힘센 이를 찾는 대회도 연다.
힘센 이가 되어 상품을 받기 위해 악어와 새, 지렁이가 찾아오지만 누구도 혼자 돌덩이를 빼내지는 못한다. 몇 번 힘을 쓰다 일단 두더지네 집으로 들어와 쿠키를 먹으며 수다를 떨기 바쁘다. 느닷없이 힘이 세다고 자랑하다가 과자를 두고 싸우기도 한다. 하던 일을 금세 잊고 다른 일에 정신을 빼앗기는 동물들의 모습은 도와주러 온 게 맞나 싶을 만큼 산만하다.
마침내 힘을 모아 돌덩이를 치우는 동물들의 행동은 아이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각기 고민하고 협동하는 모습과 닮았다. 힘센 이 대회의 우승은 누구였고 어떤 상품을 받았을까. 책은 풍성한 대화체로 동물들 각각의 캐릭터를 재미있게 표현했다. 친구를 만나 맛있는 쿠키를 먹으며 왁자지껄 이야기를 나눈 것 같은 즐거움을 줄 그림책이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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