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우 회장 |
현대는 미술의 시대라 할 만큼 우리 가까이에는 미술이 있다. 그림을 알아간다는 것은 곧 내 삶을 돌아보는 것이다. 그림을 많이 접하다 보면 저절로 친해지고 나아가서는 그 의미를 알게 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나는 일선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그림 하는 작가다. 모든 상업미술의 초석이라 볼 수 있는 회화를 중점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작가는 전시를 통해 나를 보여주고 전시를 통해 작품을 보여 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회화의 중요성과 예술이 현재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왜 중요한지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요즘 나는 ‘레드엘 갤러리’에서 초대전을 하고 있다. 카페형 갤러리인데 옛날 같으면 커피를 파는 곳에 내 그림을 거는 일은 작가 자존심에 허용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시대가 많이 변했고 시대 변화에 동참도 해야 하지만 작가로서의 나는 마음이 많이 가기 어려운 일임에는 분명하다. 그렇지만 이런 내 마음도 달라져야 한다.
색과 면의 화가 ‘마크로스코’가 계약을 파기하고 레스토랑에 걸린 본인의 그림을 모두 철수해버린 일화는 작가들에게 자존심처럼 여겨왔다고 할까? 화가에게 그림이란 팔아도 아픈 가슴이고 못 팔아도 슬픈 인생이라지만 그 전에 앞서 작가의 자세, 자존심 같은 묘한 감정 근육이 지탱하기에 견뎌낸다.
나는 작가이기 전에 대학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수이기에 제자들이 전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그러기에 제자들을 위해 때로는 내 그림을 전시해야 할 때도 있다. 카페 갤러리도 내가 전시를 해 주고 본을 보여줘서 안심하고 전시를 할 수 있도록 돕고 그림을 전시해서 자신의 그림과 작가성을 알릴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런 것을 생각해보면 카페 형 갤러리도 선별해서 알려주고 운영하는 관장님의 마음을 보고 제자들에게도 알려줘야 한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고 잃는 법도 있으면 또 얻는 것도 있는 법이나 교수자의 길에서 제자를 위하는 일에는 잃는 일은 없다고 생각하기에 작가로서 이영우는 잠시 접어두고 교수 이영우로 자리할 때는 많은 것을 내려놓게 된다.
올해도 어김없이 한해가 지나려 한다. 지금이나 며칠이 지난 2019년이나 뭐가 크게 달라지겠느냐마는 똑같은 날임에도 이날이 다시는 오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안다.
감사의 선물처럼 그림을 하는 연말연시를 잘 보내야 하겠고 아름다운 여명이 찬란한 빛으로 깊은 마음으로 파고든다. 아침을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눈을 뜬 자만이 볼 수 있는 인연을 타고 온다는 것을 알았다. 내일은 또 다른 오늘일 테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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