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충청정치 '격동 2018 희망 2019' '충청=필패' 트라우마 떨쳐라

⑥2019 충청정치 도약을 위한 제언
전통적 '캐스팅보터' 역할 '2인자 DNA' 그늘…인구 유권자 증가로 충청위상 강화
정치전력 상승 이어가야 국회세종의사당 설치, 대전충남 혁신도시 추가지정 전력투구 시급

15대 대선 후보였던 충남 논산출신 이인제 전 의원은 지난 6·13지방선거 이전 서울 여의도에서 중도일보와 만나 "충청 정치인들이 일어나려고 하면 영남과 호남권에서 가만 놔두질 않는다"며 "권력쟁탈전에서 지역 논리는 무서운 것으로 나는 이를 몸소 느낀 사람"이라고 말했다. 한때 충청 정치의 기대주였으나 현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로 정치권과는 거리를 두고 있는 정운찬 전 총리도 비슷한 맥락의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017년 장미대선 각 당 경선을 앞둔 시기에 본보와 만난 자리에서 "(정치인들이) 충청 출신이라고 하면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고충을 귀띔했다. 장미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로 나선 바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도 언론으로부터 충청 대망론 질문을 받으면 "충청 프레임에 갇히고 싶지 않다"고 거리를 뒀다. 심지어 현직 국회의원들도 당내선거에 출마할 때조차 충청 출신을 굳이 강조하지 않는다.

지역 정치인들의 이같은 발언과 기류는 그동안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현실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 충청 정치 현주소를 대변하고 있다. 전국 단위 공직 선거에 출격하는 지역의 정치인들이 '충청' 브랜드를 앞세우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표 계산'에서 이로울 것이 없기 때문이다. 정권을 영남과 호남이 번갈아 차지하고 충청은 항상 '캐스팅보터' 역할에 그치면서 그동안 충청의 정치력은 두 지역에 비해 줄곧 열세였다. 세(勢) 대결로 판가름나는 공직 선거 특성 상 '충청=필패', '2인자 DNA' 공식을 그동안 지역 정치인이 본능적으로 체감한 것이 실제 발언으로 이어진 셈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집권 3년차를 바라보는 현 시점에서 충청정치의 1보전진을 위해 이같은 '트라우마'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대상이다. 현실적인 정치여건도 충청정치 도약을 기대하게 한다.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충청권 유권자는 두 450만 964명으로 427만 7382명인 호남권 보다 22만 3582명 많은 것으로 두 지역의 유권자 격차가 사상 최대치로 벌어졌다. 정부부처 4분의 3 가량이 집적돼 사실상 행정수도 역할을 하고 있는 세종시와 대(對)중국시장 전진기지인 충남 서북부 산업벨트 중심으로 인구유입이 증가한 탓이 크다. 더불어 2020년 차기총선에선 세종시 분구로 국회의원 정수 증원도 논의되는 데 이는 곧 중앙정치권에서 충청 전력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같은 맥락에서 여야 정치인들에게 충청 브랜드의 재해석이 필요하다. 더 이상 감추고 싶은 '꼬리표'가 아니라 560만 충청인들의 기대감이 응축된 '훈장'으로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이와 함께 2019년 기해년에는 여야 정치권이 반드시 관철해야 하는 지역 현안도 부지기수다. 대전과 충남의 혁신도시 추가지정으로 그동안 지역인재 채용과 공공기관 이전 등 정부지원 사각지대에 있었던 불합리한 부분을 바로잡아야 한다. 또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시대적 과제인 국회세종의사당 설치도 급선무다. 심층용역 결과가 나오는 내년 상반기 이후 조속히 기본설계 착수가 이뤄져 문재인 대통령 임기(2022년 5월) 이내 반드시 첫 삽을 뜰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끝>
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