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평공원 지주협의회 여한구 회장 |
월평공원 공론화위원회에서 '민간특례사업 반대'라는 결과를 받아 든 월평공원 지주협의회 여한구 회장의 반문이다.
공론화위는 지난 21일 159명의 시민참여단 설문조사를 토대로 '민간특례사업을 중지하라'는 권고안을 내놨다.
시민참여단의 60.4%가 반대했고, 찬성은 37.7%로 나왔다. 토지주 중에 시민참여단에 참여한 인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론화위 결정에 대해, 여한구 회장은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재산권 행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도 고향이 대전이고 지주 입장을 떠나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객관적으로 판단해 민간특례 사업에 찬성했던 것"이라며 "특례사업으로 70%에 달하는 면적이 공원으로 조성된다면 대전시와 시민 모두 이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실 여한구 회장은 월평공원 부지 내에서도 좋은 입지에 토지를 소유하고 있어 굳이 특례사업이 필요치 않을 정도지만, 그동안 찬성을 해왔다. 개인적 이익보다는 공익 차원에서 시가 하려는 일에 협조를 해왔다는 의미다.
그랬던 그조차 이번 결정을 '일방적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여한구 회장은 "사유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했을 뿐만 아니라 지주들의 의견은 완전히 무시했다"고 강조했다.
정의당과 환경단체들에도 불만을 표했다.
그는 "환경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환경도 분명히 지켜야 하지만, 너무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우리나라에 개발할 수 있는 곳이 어디 있겠나. 그냥 다 그대로 둬야 맞는 것 아니냐"며 "이 단체들이 개인 재산권에 관여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한구 회장이 월평공원 내 토지에서 경작하는 모습. |
2020년 7월 1일로 정해진 일몰제 시한이 1년 6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전시의 매입 예산마련 방안은 요원하기 때문이다.
여한구 회장은 "이제 일몰제가 다가오고 시에서 예산이 없어 사들이지 못하면 공원은 해제되고 만다. 지주들이 대부분 고령이기 때문에 땅을 팔고 싶은 사람은 팔 것이고, 여력이 돼 높게 건물을 지을 수 있는 사람은 지을 것"이라며 "결국 풀리고 나면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공론화위원회가 대안으로 내놓은 장기임대는 "지주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한구 회장은 "지주들에게 임대료를 주고 공원으로 장기임대를 하거나, 시가 지방채를 발행해 공원을 사들이라는 것이 대체 무슨 대안이냐"며 "재산세를 할인받는다고 해도 임대료 받아서 재산세나 내게 될 텐데, 결국은 또 아무 것도 못하게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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