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소통에서 자기성찰로 이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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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소통에서 자기성찰로 이어져야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RUPI사업단장

  • 승인 2018-12-24 14:43
  • 신문게재 2018-12-25 15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이동구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RUPI사업단장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젊은이가 많이 다니는 거리엔 캐롤송이 울려 퍼지고 구세군 자선냄비가 등장한다. 황금돼지해를 앞두고 다들 희망을 이야기하지만, 어려운 이웃을 향한 온정은 오히려 식어가기만 해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다. 더불어 소외 이웃을 위한 모금 활동인 '사랑의 온도탑'도 아주 더디게 올라가고 있다. 얼마 전 석탄 가격 인상과 함께 연탄 1장 값이 800원을 넘어갔는데 기부는 갈수록 줄어든다니 올 겨울나기는 더 추울 것 같다. 지금이야말로 시민들의 십시일반 기부가 더욱 필요한 때다. 과연 북한의 겨울나기는 어떨까.

리스크가 크면 이익도 크지만 그만큼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올해의 최대 화두는 북한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 민생경제가 안정되고 마음 편히 생활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 기업의 주가가 외국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현상을 '코리아 디스카운트'라 한다. 그 원인은 북한 리스크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당장 남북통일은 힘든 만큼 우선 남북 경제협력을 본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급선무다. 특히 독일처럼 경협을 통해 남과 북이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히고 경제력 격차를 줄이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하지만 반드시 완전한 비핵화가 전제되어야 지속가능성이 담보될 수 있다.

스승은 경기 도중에 다친 제자의 발을 직접 마사지해주고 비행기에서 자신에게 배정된 비즈니스 좌석을 부상 선수에게 양보한다. 지금 베트남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는 박항서 감독 이야기다. 그는 적시적소에 선수를 기용하고 휴식을 부여하는 특유의 용병술과 함께 그의 품격을 더욱 높인 것은 따스한 인간미와 인성이다. 베트남 축구는 얼마 전만 해도 약체 이미지의 '그저 그런' 팀이었다. 아무리 좋게 포장해도 동남아시아의 다크호스 정도였다. 이제 베트남은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어느덧 가장 가까운 이웃처럼 우리 곁에 성큼 다가선 베트남과 박항서 감독의 아름다운 동행은 어디서 마침표를 찍을까.

마지막 스즈키컵 결승전 승리를 만끽하면서 화룡정점을 찍은 베트남 국민들 모습은 행복 그 자체였다. 지금 우리나라 국민들은 얼마나 행복하다고 느낄까. "연말이 되면 큰 성과가 난다"고 호언장담하던 소득주도성장은 오히려 가계살림을 더욱 옥죄고 국민들만 농락하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와 청년취업은 오락가락 갈피를 잡을 수 없다. 일자리 문제해결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세웠지만 역대 최악의 고용 쇼크는 어정쩡한 정부와 청와대 정책의 산물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스스로를 돌아보며 자기성찰의 시간이 필요한 연말연시다. 언제나 그렇듯이 현 사회에도 첨예한 갈등이 상존하고 있다. 민생문제, 혁신개혁, 최저임금, 청년취업, 이웃사랑, 남북경협, 탈원전 등. 그럴수록 국민과의 소통은 더욱 더 중요하다. 서로 간 정서 공유와 함께 '서로 다름이 틀림이 아님'을 인정하는 것이 소통의 출발점이다. 그러면 자기성찰이 곧 상대방을 이해하는 도착점이 될 것이다. 기해년에는 국민 모두 자기성찰의 시간을 많이 가져 삶이 더욱 풍요롭고 행복해지길 소망한다.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RUPI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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