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사업구역 해제 주민대책위원회(위원장 이화자)는 지난 20일 오후 대동 제일 내과 3층에서 주민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무소를 열었다. 재개발구역 해제를 관철하기 위한 사무소로, 사업을 반대하는 주민이 무료로 제공해줬다.
대동 4-8구역은 2006년 추진위가 만들어졌지만,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12년 동안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곳이다. 그런데 지금은 10여 개에 달하는 건설사들이 개발사업 수주를 위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
지하철 역세권인 데다, 구역 주변에 신규 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서며 최근 사업 속도가 급격히 빨라졌다. 재개발사업에 찬성하는 사업 추진위원회는 조합설립을 위한 주민동의율이 75%에 근접했다고도 알린 바 있다.
대동 제일내과 3층에 문을 연 대동 4-8구역 재개발 해제 주민대책위원회 사무실. |
추진위를 지원하는 정비업체에 대한 불신도 한몫하고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정비업체가 몇 번씩 바뀌며 빚만 늘어나고 있다는 게 주민대책위의 설명이다.
이화자 위원장은 "재개발한다고 정비업체가 들어와 그동안 추진위가 빌려 쓴 돈이 수억이라고 들었는데, 나중에는 주민들이 나눠서 부담해야 하는 빚"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 때문에 들어온 사람들이 원주민을 떠나게 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는 격"이라며 “그런데 75%의 동의 받았다고 하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주민 김상복 씨는 "구청장도 아파트단지 만들어 놓고 본인 치적인 것처럼 해선 안 된다"며 “동네가 더 좋아져도 주민들이 쫓겨나는 재개발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수분 씨 역시 "인구는 계속 줄어드는데 집을 지어놓으면 어떻게 한다는 거냐. 지금 대전에도 안 팔린 아파트가 많다고 하는데 지어놓고 팔린다는 보장이 없다”며 “나중에는 아파트가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대동4-8구역 재개발사업 해제 주민대책위는 재개발의 실상을 알리는 한편 동구청과 추진위를 상대로도 투쟁을 예고했다.
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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