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윤희 |
낮은 산기슭 아래
세월에 잠긴 그의 자취를 만나게 됩니다.
찬바람 오가는 겨울 오후,
그가
목숨을 걸고 지키려했던
의리나 명분 같은 것들은
바람처럼 다 지나가 버리고,
흐르는 계곡에 자연을 담고
연못과 나무에서 우주를 품었던
그의 흔적만이
오래된 고목과 함께 남아 있습니다.
사진=한윤희 |
잊지 못할 위대한 스승이었던 그는
또 누군가에게는
분란과 파벌을 일으킨
고집스런 사람이기도 했겠지요.
그가 꿈꾸던 세상이
어떤 것이었을지,
죽을 때 까지
놓치지 않았던 그 절개는
진정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
나는 잘 알지 못합니다.
해마다 때마다 찾아 다니다보면
언젠가는 그 마음 만날 날도 오겠지요.
그를 찾아
몇 번이고 발길 한 이곳,
오늘은 어쩌면
시간을 넘어 전해오는 그의 목소리를
듣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글 한소민, 사진 한윤희
-남간정사는?
: 대전시 동구 충정로 53 (가양동)에 위치하고 있다.
우암 송시열(1607~1689)이 77세 되던 1683년에 지은 건물로 후학들을 가르치고 학문을 익히던 곳이며, 대전광역시 유형문화재 제 4호로 지정되었다.
'남간정사'의 '남간'은 평생 주자를 흠모하고 따르던 그가 주자의 시 '운곡남간'에서 따왔으며 '남쪽 볕 바른 곳에 흐르는 물줄기'라는 뜻을 지녔다. 또한, '정사'는 선비들이 거주지 외에 따로 자연 속에서 공간을 마련하여 학문을 연마하던 장소이다.
남간정사는 흐르는 물 위에 세워져 그 안에서 자연을 벗 삼아 학문을 익히고 수양하던 유학자의 정신이 깃들어 있으며, 우리나라 건축사와 조경사에서 의미 있는 독특한 건축물이다.
남간정사를 중심으로 우암사적공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우암의 문집과 연보를 판각한 송자대전판을 보관한 장판각, 소제호에 있다가 옮겨진 별당 기국정 등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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