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87. 서점 없었다면 얼마나 삭막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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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87. 서점 없었다면 얼마나 삭막했을까

노진경래(努盡慶來) 소고

  • 승인 2018-12-22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나는 딸만 여섯 명인 집의 다섯째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전형적인 가부장적 어른이었다. 따라서 집안에는 반드시 아들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셨다. 이를 눈치 챈 외할머니께선 우리 자매 중 누군가를 당신이 데려가 키우겠다고 하셨다.

나는 그때 고작 네다섯 살 밖에 되지 않았는데 하지만 자매들 중 가장 얌전했기에 외할머니를 따라 같이 살게 되었다. 그런 까닭에 나는 부모님의 '정'과 '사랑'을 느끼지 못했다.(전략)

그렇지만 우는 딸을 떠나보내야 하는 엄마의 가슴은 얼마나 아팠을지, 지금도 그 마음을 조심스레 짐작해보곤 한다."(P.21~22) <코칭으로 나를 빛내라 - 코칭, 숨겨진 나의 반쪽을 만나다> (저자 박은선)에서 저자는 어린 시절의 우울했던 먹구름의 장면을 회상한다.

하지만 이런 '아픔'이 있었기에 누구보다 강인할 수 있었다. 세일즈 중에서 가장 어렵다는 보험영업에서 발군의 실력을 뽐낼 수 있었음 역시 이런 억척에서 기인했음은 물론이다. 따라서 <코칭으로 나를 빛내라> 책을 읽노라면 끈기와 투지는 결국 바위도 뚫는다는 어떤 우공이산(愚公移山)의 교훈까지를 발견하게 된다.



또한 '노력을 다하면 반드시 좋은 일이 온다'는 의미의 사자성어인 노진경래(努盡慶來)까지를 도출해 내게 된다. 참고로 '노진경래'는 필자가 스스로 만든 신판(新版) 사자성어(四字成語)임을 밝힌다.

저자는 삶의 우여곡절을 통해 공과금도 내지 못하던 가난한 엄마에서 이제는 당당히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코칭 전문가'로서 휴먼스타코칭연구소를 운영하는 커리어 우먼이다. 그녀가 살면서 깨달은 생사고락(生死苦樂)의 진리들과 '코칭'의 철학을 접목하여 쓴 이 책은 자신의 삶에 주도적이고 긍정적인 변화를 주고 싶은 사람들에게 눈길을 끌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힘겨운 고난을 겪었던 삶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를 반면교사와 삶의 거울로 삼아 극복하면 '빠른 바람에 굳센 풀을 안다'는 우리말처럼 굳은 심지와 절개는 어떤 시련을 겪고 나면 오히려 더 강해지고 단단해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진부한 주장일지는 몰라도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오고, 승리는 최선을 다하는 자에게 찾아오며, 행복은 느낄 수 있는 자에게만 찾아오는 법이다. 이 책의 서문에서 저자도 밝혔듯 물밀 듯 도래하는 4차 혁명이라고 해도 중요한 관건은 아무리 디지털이 발달한다 하들 기계는 인간의 온도를 훔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코칭을 통해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사람의 간증서적이면서도 인생 교훈서다. 평소 책을 많이 읽는다. 그래서 지난 12월 15일에도 책을 사려고 K문고에 갔다. 책을 구입한 뒤엔 그 서점 내(內)의 갤러리에서 펼쳐지고 있는 <K문고의 크리스마스 & 송년 아트마켓>를 찾았다.

평소 지역의 문인과 작가들까지 적극적으로 성원하고 있는 K문고 대표님께서는 대전문학관과 손잡고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대전 문인들의 좋은 시를 읽을 수 있도록 '시 확산 시민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선행(善行)의 일환으로 마련된 게 K문고 갤러리의 <K문고의 크리스마스 & 송년 아트마켓>이 아니었다 싶었다. 따라서 일러스트레이터(illustrator)들의 정겨운 이야기가 듬뿍 담긴 작품들과 나무 이야기를 조곤조곤 소품으로 들려주는 나무살림의 손길로 일군 정겨운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이곳 아트마켓에서는 '박선희 작가와 슈링클스 브로치 만들기'(12월 15일 13시)'에 이어 '한지아 그림책 작가와 에코백 만들기(12월 15일 14시)' 행사가 열려 잠시 구경을 했다.

요즘엔 '환경을 보호하자'는 의미로 친환경적인 에코백 사용이 대세이다. K문고의 송년 아트마켓에서는 12월 22일 15시에도 '나무살림 전수경 작가와 나무로 캔들 홀더 만들기'가 열릴 예정이니 책도 읽을 겸 하여 찾아보시는 건 어떨까?

참고로 한지아 작가는 영국 cambridge school art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고 <내 이름은 제동크>와 <fiz and will>등을 한국과 미국, 영국에서 출간한 실력파 그림책 작가다. 깊어가는 겨울의 언덕에서 정다운 크리스마스를 책 향기 가득한 K문고에서 나누시길 추천한다.

다독(多讀)하는 습관답게 평소 서점을 자주 찾는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만약에 책과 서점이 없었다면 얼마나 스산하고 삭막했을까! 내년에도 책과 서점까지 사랑하는 필자의 행보엔 변함이 없을 것이다.

홍경석 / 수필가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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