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선 김승호
밀려가고 밀려오는 파도 헤치며
만선의 기쁨을 소망하고
푸른 바다를 헤메다
이제야 항구라는 집에서
쉼을 갖는 고깃배의
노고와 땀이 물거품 되어
정적 속에 자고 있다.
평화가 따로 있나
고요하고 자유로움으로
한적하기만 한 어촌의 풍경
드문드문 자리한 낚시꾼들의
도란도란한 움직임
그대의 모습이 겨울 바다 위로
떠오르니 새삼 바다가
항구가 모두 그대의 품으로 변한다.
이제나저제나 뭍으로 이어진
길목을 바라보니
눈시울 글썽글썽 어머니 아버지
이제 그 자리에는
흰머리 듬성듬성 자라버린
내 옹색한 모습뿐인 것을
돌아볼 곳이 있고
둘러볼 곳이 있는
그대는 어디에서 어떤
기억 더듬고 있으려나
항구는 오늘도 어제처럼
제자리 지키고 그댈 기다리는데…
서글픈 그리움 한가득 짊어진
중년의 한숨에 항구가 애 섧다.
다선 김승호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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