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맛있는 디저트, 사랑하는 연인… 그런데 왜 과자가게의 왕자님은 행복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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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맛있는 디저트, 사랑하는 연인… 그런데 왜 과자가게의 왕자님은 행복하지 않을까?

과자가게의 왕자님 | 마렉 비에인칙 글 |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 |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승인 2018-12-20 10:20
  • 박새롬 기자박새롬 기자
과자가게의 왕자님
 사계절 제공




고상한 옷을 입은 왕자가 턱을 괴고 테이블 앞 의자에 앉아있다. 테이블 위에는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차와 달콤해 보이는 디저트가 놓여있지만 그의 안중에는 없다. 의자에는 왕자보다 여섯 배는 커 보이는 곰이 같이 앉아있다.

달콤한 냄새가 가득한 과자가게에 앉아,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는 순간은 그야말로 상상만으로 행복하다. 그런데 왕자는 연인 칵투시아와 함께 그 행복한 풍경 속에 있으면서도 행복이란 건 골칫덩어리일 뿐이라며 근심에 휩싸여 있다. 그림책이니까 그림책답게, 이 왕자는 책의 마지막에 다다르면 행복해질까.

전작 『잃어버린 영혼』에서 얇은 연필을 이용한 그림으로 섬세한 감성을 보여준 작가 요안나 콘세이요의 신작 『과자가게의 왕자님』이 출간됐다. 촘촘하게 쌓아올린 연필 선들을 헤치면 자신도 잊고 있던 속마음이 살포시 드러날 것 같은 그림들은, 아코디언 제본으로 6.5m 길이까지 펼쳐져 왕자와 연인 칵투시아의 행복론을 풀어낸다.



교보-예스-웹페이지_과자가게
 사계절 제공
왕자는 지금이 행복해도 더 좋은 행복이 있을 것 같고, 자신이 행복하면 다른 누군가는 불행할 것 같다고 말한다. 칵투시아는 그런 왕자에게 그럼 맛있는 걸 좀 더 시키자며 가볍게 응대한다. 손에 쥐고 있는 행복은 행복이 아니고 어딘가 더 커다란 가치가 있을 것만 같은 왕자의 마음도, 작은 일에도 행복해하는 칵투시아의 마음도 모두 공감이 된다. 초콜릿이 달콤하면서도 쌉쌀한 것처럼 왕자와 칵투시아가 맛보는 행복이 다른 것뿐. 왕자의 고민만큼 커져가는 곰과 장난스러운 칵투시아를 닮은 개의 모습이 두 사람의 마음을 풍성하게 표현하며 보는 재미를 더한다. 마지막에 펼쳐지는 푸르고 화사한 꽃밭 속 주인공들의 모습은 황홀경이라 해도 좋을 정도다. 한 장 한 장 다음 그림을 기대하고 넘겨가며 읽어도, 펼쳐놓고 눈앞에 흘러가는 영상처럼 즐겨도 좋을 책이다. 요안나 콘세이요의 팬도, 그의 그림을 처음 만나는 독자도 소장하고 싶은 행복을 느끼게 할 것이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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