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제공 |
고상한 옷을 입은 왕자가 턱을 괴고 테이블 앞 의자에 앉아있다. 테이블 위에는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차와 달콤해 보이는 디저트가 놓여있지만 그의 안중에는 없다. 의자에는 왕자보다 여섯 배는 커 보이는 곰이 같이 앉아있다.
달콤한 냄새가 가득한 과자가게에 앉아,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는 순간은 그야말로 상상만으로 행복하다. 그런데 왕자는 연인 칵투시아와 함께 그 행복한 풍경 속에 있으면서도 행복이란 건 골칫덩어리일 뿐이라며 근심에 휩싸여 있다. 그림책이니까 그림책답게, 이 왕자는 책의 마지막에 다다르면 행복해질까.
전작 『잃어버린 영혼』에서 얇은 연필을 이용한 그림으로 섬세한 감성을 보여준 작가 요안나 콘세이요의 신작 『과자가게의 왕자님』이 출간됐다. 촘촘하게 쌓아올린 연필 선들을 헤치면 자신도 잊고 있던 속마음이 살포시 드러날 것 같은 그림들은, 아코디언 제본으로 6.5m 길이까지 펼쳐져 왕자와 연인 칵투시아의 행복론을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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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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