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갑 대전 중구청장. 이성희 기자 |
지난 6·13지방선거를 통해 대전 중구 첫 3선 구청장에 이름을 올린 박용갑 중구청장은 여전했다. 특유의 섬세함으로 구정 전반을 꼼꼼하게 살피면서 시선은 구민을 향해 있다는 점에서다. 중구엔 요즘 현안이 많다. 베이스볼 드림파크를 비롯해 독립운동가의 거리, 3·8민주의거 기념비 이전 문제 등 중구가 당면한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박 청장에게 직접 들어봤다. <편집자주>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또 한 번 주민의 선택을 받아 3선 고지에 올라설 수 있었다. 민선 7기 가장 큰 목표는 무엇인가.
▲65.06%의 득표율로 3선에 성공했다. 구민 여러분들께서 더 열심히 일하라고 제게 기회를 다시 한 번 주셨다. 선거에서 약속드린 대로 깨끗하고 부지런한 구청장, 살림 잘하는 구청장이 돼 살기 좋은 중구를 만들어 가기 위해 크게 5가지 목표를 세웠다. 간략하게 말하면 1000석 규모의 구민 회관 건립과 뿌리공원 2단지 조성, 선화동 독립운동가의 길 조성, 노인·장애인·여성·아이들을 위한 복지 활성화, 깨끗한 중구 만들기다. 구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있다.
-5가지 목표 중 뿌리공원 2단지 조성은 최근 좋은 소식을 들었다. 중구 숙원 중 하나였는데 소감이 어떤가.
▲지난 8일 중구 효문화 뿌리마을 조성을 위한 내년도 설계감리비 7억 5000만원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처음 효문화 뿌리마을을 시작하는 단초가 됐던 충청유교문화권 광역 관광개발사업에 공모해 2016년 선정됐고 올해 국비를 확보했다. 국비확보와 중앙정보 협조를 위해 지난 6월 문화체육관광부를 다녀왔다. 지역 국회의원들의 힘도 컸다. 박병석 의원, 조승래 의원, 이장우 의원 등이 힘을 모아줬다.
2단지가 조성되면 체류형 관광산업을 육성할 수 있게 될 거다. 지역경제 활성은 물론 균형발전을 도모할 것으로 판단된다.
(효문화 뿌리마을 조성사업은 침산동 뿌리공원 인근 15만 5833㎡에 사업비 301억을 투입, 제2뿌리공원, 가족놀이터, 수변산책로, 주차장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독립운동가의 거리 홍보관 조성에 매진하고 있다. 어려움도 겪고 있는데 일단 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선화동 예술과 낭만의 거리조성 사업이 지난달 잘 마무리됐다. 옛 충남도청 뒷길이 저녁엔 LED 등이 거리를 밝힌다. 거리 조성에 맞춰 옛 충남도청 뒷길 거리는 일명 '선화단길' '선리단길'로 불리고 있다. 이 거리에 대전 출신 독립운동가의 일대기를 스토리텔링해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애국심과 민족 역사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홍보관 건립을 구상했다. 시민 성금으로 소녀상 건립계획도 갖고 있다. 내년은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보니 여러 단체와 주민들이 더 원하고 있다.
-홍보관 조성을 놓고 의회와는 갈등을 빚고 있다.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 설명해 달라.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 행안부 질의도 했는데 이견이 있어 대전시에 투자심사를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사업을 바라보는 시각에 차이도 있는 것 같다. 저희들은 차근차근 사업을 단계에 맞춰 추진하도록 하겠다. 최선을 다하겠다.
-1960년 대전고 학생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3·8학생민주의거가 최근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지정이 된 후 기념탑을 이전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대전시민의 노력과 염원으로 3·8민주의거가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국가기념일이 되고 나니까 중구에 가져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기념사업회가 스스로 대전고에 옮기겠다고 하면 바람직하겠지만 노력하고 고생한 그분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의견을 존중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이전 문제로 지자체 간 갈등을 보이며 대립하는 것은 3·8정신을 계승하는 데 바람직하지 않다.
-허태정 대전시장의 공약인 야구장 유치를 놓고 자치구 간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중구는 그동안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는 않았다. 계획은 무엇인가.
▲허태정 시장이 공약으로 공개적으로 많은 사람에게 이야기했다. 선거 유세 때도 한밭종합운동장에 베이스볼 드림파크 만들어서 관광 문화 예술이 함께할 수 있는 복합공간 만들자고 했다. 당선되고 나서 다시 한화대표랑 허 시장이랑 간담회도 했다. 단지 돔 구장을 만들자고 했고 이견이 있을 수는 있겠다. 그런데 이후 다른 자치구들이 나섰다. 허 시장이 25만 중구민과의 약속을 꼭 지킬 거라 생각한다. 왜 중구청장은 가만히 있냐고 언론과 의회에서 그러는데 이걸로 다 자치구와 현수막 걸고 싸울 수는 없지 않나. 시장 공약이기 때문에 약속한 대로 합리적으로 판단해 할 거라고 본다.
-'청소하는 구청장'이란 별명이 있다. 몇 년 전엔 결혼하는 환경관리요원을 대신해 근무를 서기도 했다. 오랜 시간 꾸준히 현장행정을 나서는 이유는 무엇이며 민선 7기에도 이어지는지 궁금하다.
▲2012년부터 시작했다. 안 힘들다면 거짓말이다. 여름엔 더위로 겨울엔 추위로 몸이 고되지만 현장에서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행정에 접목하고 있다. 당연히 민선 7기에도 계속할 생각이다. 이번 민선 7기를 시작하면서 취임식 대신 문화동과 산성동 지역 대형폐기물 수거로 공식활동을 시작했다. 행정력 낭비를 막고 행사비용 절감, 무엇보다 생업에 바쁜 구민들에게 불편을 주기 싫었다. 또 공약 중 하나인 '클린 중구'를 만들기 위한 다짐이었다.
-3선 구청장 이후 행보에 대해 관심이 많다. 일각에선 총선 출마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계획이 어떤가.
▲아직 그런 것까지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3선 구청장 시작한 지 1년도 안 됐다. 중구에선 내가 처음이고 구민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주변에서 3선이니까 슬슬하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 행정에 전념하겠다.
-끝으로 중구민을 위해 한 마디 해 달라.
▲다사다난한 무술년이 저물고 기해년이 다가오고 있다. 올 한 해 아낌없이 보내 준 관심과 참여로 중구는 많은 성과를 거뒀다. 보내주신 사랑에 감사하다.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며 부모에게 효도하고 어르신을 공경하며 청소년이 인성적으로 바르게 성장하는 효문화 중심도시 중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희망찬 새해에도 중구를 아끼고 사랑해 주는 여러분의 변함없는 격려와 응원을 기다리겠다.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일하겠다.
대담=박태구 사회부장·정리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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