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교통도시 대전' 아직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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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교통도시 대전' 아직 멀었다

  • 승인 2018-12-17 15:02
  • 조경석 기자조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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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하면서 처음 살게 된 대전, 내게는 '사랑스러운' 도시였다. 아기자기한 대흥동 거리도, 사줘도 먹지 않던 빵을 내 돈 주고 사먹게 만든 성심당도….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이사 오기 전 '교통도시'라는 말을 많이 들어온 터라 이 부분에 대한 기대가 컸다. 실제로 다른 도시에 살 때에 비하면 어디든 비교적 빠른 시간 내 닿을 수 있다는 점이 편리했다. 하지만 이는 차로 움직일 때만 해당됐다. 차 없는 뚜벅이가 겪은 대전은 '교통도시'로서 부족한 점이 많았다.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해 보려 한다.

# 버스 도착시간 오류 / 잦은 안내판 고장

이 때문에 낭패를 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퇴근 후 정류장에서 버스 시간을 확인해보니 18분 후 도착으로 나온다. 버스를 타고 집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 만큼 기다려야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 마음을 비우고 벤치에 앉아 핸드폰을 보기 시작했다. 2분쯤 지났을까… 고개를 들어보니 내가 타야하는 버스가 정류장을 유유히 빠져나가는 것이 아닌가. 시간 안내가 잘못된 것이다.

그나마 시간 안내가 나오는 것은 양반이었다. 안내판이 먹통이 된 경우도 꽤나 자주 목격됐다. 나 같은 경우 답답하면 스마트폰 앱이라도 찾아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어르신들은 버스가 오는 방향만 쳐다보며 마냥 기다려야 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 도로 한복판에 정차하는 버스

으능정이 거리 앞에서 버스를 타야 할 때가 많다. 처음 그곳에서 버스를 탈 때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다. 집으로 가는 버스가 정류장이 아닌 도로 한 가운데에 멈춰선 것이다. 사람들도 익숙하다는 듯 우르르 도로에 몰려나가 버스에 탑승했다. 알고 보니 정류장 진입로, 즉 버스전용차로를 택시들이 막아 그렇게 된 것이었다. 이를 지적하는 기사를 보고 시청에서 점검을 나왔지만 때는 한산한 평일 오전이었다. 버스전용차로 단속 시간도 아니었을 뿐 더러 버스를 타는 사람도 적어 문제 제기가 무색할 정도였다.

# 내리는 사람이 먼저

출근길, 지하철을 타고 회사가 있는 역에 내릴 때마다 사람들과 어깨를 부딪친다. 지하철 문이 열리면 밖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이 쏟아져 들어왔던 것이다. "잠시만요" "좀 내릴게요"를 외치며 겨우 빠져나오면 아침부터 기운이 쭉 빠진다. 어쩐 일로 수월하게 내리면 문 앞을 가로막고 비켜주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당황스러웠다. 버스는 타고 내리는 문이 앞·뒤로 나눠져 있지만 그렇지 않은 지하철은 내리는 사람이 먼저다. 타는 사람은 다음 열차를 타도 갈 수 있지만 내리는 사람은 그 역에서 하차하지 못하면 목적지를 지나치기 때문이다.

편리한 교통체계, 성숙한 교통문화 두 가지가 모두 충족될 때 진정한 '교통도시' 타이틀을 달 수 있지 않을까. 이는 대전시, 택시·버스 등 운수업 종사자, 시민 모두의 협조가 함께할 때 가능할 것이다. '교통도시 대전' 아직 갈 길이 멀었다.


조경석 기자 some7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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