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
16일 대전 소재 고등학교들의 페이스북에서는 '인싸'(인사이더의 준말)라는 유행어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 고등학교 페이지의 게시자는 사회자 모집 공고문에서 '인싸들_신청합시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은행동 거리에서 만난 한 여고생은 "일단 인싸라는 표현을 사용해야 주류로 인정받는 분위기가 있다"며 "인싸라는 단어가 마법처럼 친구들을 설득하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주류가 돼야 한다는 강박은 성인인 대학생도 마찬가지다. 충남대 대나무숲 페이지에는 '인싸'가 되지 못해 서글프다는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한 작성자는 술자리에서 적극적으로 어울려 '인싸'가 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아싸' (아웃사이더의 준말)가 됐다는 글을 썼다. 목원대 페이스북 페이지의 한 아르바이트 모집글에도 '인싸'를 환영한다는 문구가 쓰여 있다. '인싸' 아르바이트생이 영업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젊은이들 사이의 유행을 감지한 기업도 홍보에 '인싸'라는 단어를 의도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대학생 마케터를 모집하는 KT&G 상상유니브 충남·대전의 '상상마케팅 스쿨' 프로그램도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대학생 여러분의 [인싸]를 응원한다'는 홍보 문구를 내걸었다. '상상마케팅 스쿨 프로그램이 인싸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문구도 덧붙였다. 스펙용으로 각광받고 모두가 선망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설명을 '인싸'라는 단어를 사용해 강조한 것이다.
오월드도 동물원 방문 인증 샷 이벤트를 홍보하면서 페이스북 페이지에 '인싸'를 반복적으로 사용한다. 해시태그 검색에서 오월드가 자주 검색되도록 유도하기 위해 '대전의 인싸', '인싸야', '우리 나름 인싸야' 등 다양한 검색표지를 덧붙였다.
'인싸'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지만 해당 단어에 대한 젊은이들의 부정적 시선도 존재한다. 대전에 거주하는 한 대학생은 "인싸라는 단어를 쓰면 쓸수록 주류와 비주류 간의 위화감이 커지는 기분이 든다"며 "공동체 생활에서 이전보다 소외감이 커진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한 여대생은 "이제는 인싸가 되지 않으면 패배자인 것처럼 인식되는 분위기가 있다"고 밝혔다.
학계도 유행어 '인싸' 사용에 우려스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장수익 한남대 국어문화원장은 "인싸라는 유행어 사용에는 주류에 포함되고 싶은 열망과 어딘가 소속되지 못한 소외감이 공존한다"며 "사회현상을 막을 순 없지만 왕따 문제와 관련해 부정적 어감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한윤창 기자 storm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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