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7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2회 국제 가속기 및 빔 이용 콘퍼런스(ICABU, International Conference on Accelerators and Beam Utilizations)' 전시장에서 IBS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 장치구축사업부의 이상일 제어연구그룹장이 라온 타이밍시스템 시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
앞으로 수입 대체와 약 13억 원의 비용절감은 물론, 라온의 유연성·확장성 확보와 성능 향상에 큰 몫을 해낼 전망이다.
중이온 빔을 광속의 절반 수준까지 가속해 희귀동위원소를 만들어내는 라온 중이온 가속기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이온원·입사기·초전도가속모듈·전자석·냉각시스템·표적시스템·각종 빔 진단장치와 활용시험장치 등 모든 구성요소가 수 마이크로초에서 약 10나노초에 달하는 고정밀도로 시각을 맞춰 작동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장치에 정확한 시각정보를 제공하는 장비가 바로 타이밍시스템이다. 가속기 운영의 정밀도와 실험 데이터의 신뢰성을 좌우하는 핵심 장비다.
사업단은 기존 KAIST 문지캠퍼스 SRF(초전도고주파)시험시설에 외산 상용 타이밍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해 왔으나, 장차 라온 중이온가속기 운영단계에서 직면할 다양한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유연성과 확장성을 갖추기 위해 자체적으로 타이밍시스템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국내 기업과 1년 여의 연구개발 끝에 지난 6월 국산 타이밍시스템 시제품을 완성, 수개월 여의 시험을 통해 성능과 안정성을 보완해 본제품 제작에 착수하게 됐다.
국내 기술력으로 만든 타이밍시스템은 고비용의 산업표준 플랫폼 대신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기반의 시스템온칩으로 구현돼, 짧은 시간에 소프트웨어 개발이 가능하고 저전력으로 높은 성능을 제공한다. 중앙처리장치(CPU)와 타이밍보드를 통합하고 오픈소스 운영체제를 적용했다. 기존 상용제품의 4배인 32개 입출력 포트를 제공해 구축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했다. 수 마이크로초 수준 정밀도의 GPS 동기화된 시각정보와 12.3나노초 정밀도의 트리거 신호를 제공하며, 기존 외산 상용 제품의 2배인 3.25Gbps의 전송률을 지원한다.
사업단은 올해 연말부터 내년 하반기까지 2차에 걸쳐 총 106대의 타이밍시스템 본제품을 확보해 설치해갈 계획이다.
권영관 사업단장직무대행은 “사업단 연구자들과 협력사의 노력으로 라온 제어장치의 한 핵심인 타이밍시스템을 자체기술로 훌륭하게 개발해냈다”며 “비용절감은 물론, 타이밍시스템 핵심 기술력을 확보해 라온 중이온가속기의 무궁무진한 활용연구를 제대로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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