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스마트강국의 맨 얼굴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스마트강국의 맨 얼굴

  • 승인 2018-12-10 19:10
  • 수정 2018-12-10 19:16
  • 신문게재 2018-12-11 22면
  • 박은환 기자박은환 기자
18652
편집부 박은환 기자
얼마 전 술에 취해 핸드폰을 잃어버렸었다.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아무 기억이 나지 않았다. '제발'을 남발하며 마지막으로 있었던 술집을 찾아가는 수밖에 없었다. 하루 종일 손에 일이 잡히지 않았다. 백업하지 않은 수 천장의 사진들과 메모장에 저장해두었던 정보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부리나케 업무를 마감한 후 술집으로 달려가 보니 사장님께서 보관해두었다며 건네 줘 안도의 한숨을 내쉰적이 있었다. 하루동안 강제로 스마트폰 없이 사는 건 고역이였다. 분실신고부터 PC 채팅방에 일일이 친구들에게 분실을 알려야 하는 등 불편한 하루를 보냈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니 스마트폰과 함께 한 기간은 약 7년. 스마트폰은 신세계였다. 전화, 문자 단순기능부터 은행을 가지 않아도 타인에게 송금할 수 있는 스마트뱅킹. '채팅=버디버디'의 공식을 말끔하게 사라지게 해준 카카오톡. 또한 카메라 기능은 왜 이렇게 좋은지 친구들과 사진 찍기에 바빴다.

스마트폰을 사용할수록 스마트시대는 더 깊어져 갔다. 택시도 집 앞까지 부르고 스마트페이도 실현케 했으며 나아가 인공지능까지 도입해 사람의 말 한마디면 핸드폰에서 노래가 나오고 내 방의 불을 끌 수 있는 시대까지 도래했다. 시대는 더 스마트하게 더 편리하게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보름 전 발생한 서울 KT화재는 스마트해지고 있는 인간과 IT강국인 한국사회를 비웃기라도 하듯 통신 대란이 일어나고 말았다.

전화가 터지지 않아 시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고 편의점, 식당 등도 카드결제가 되지 않아 인적사항을 메모로 남기거나 ATM 기기에 줄을 서서 현금을 찾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KT화재는 스마트강국의 맨 얼굴을 드러내고 만 것이다.



KT화재 현장을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는 "IT강국이라고 스스로 자부하고 5G를 가장 먼저 상용화했다고 자랑했는데 그 역량을 스스로 드러낸 일이다"며 표현을 하기도 했다.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더 높은 성능으로 진화하고 있는 기기들과 다양한 정보와 콘텐츠가 융합한 시대가 도래되고 있다. 하지만 KT화재는 스마트시대의 부정적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았다.

이처럼 맨 얼굴을 드러내고 있는 단면이 또 하나 있다. 바로 디지털 소외현상을 겪고 있는 노인들도 꾸준히 늘어난다는 것이다. 기차표를 어플로 구매하는 젊은 층과는 다르게 기차역에 직접 가서 표를 사야되고 패스트푸드점이나 카페의 무인주문기는 '그림의 떡'이라고 한다.

이처럼 스마트시대로 인해 삶의 질은 향상되었다고는 하지만 적응하지 못하며 고통받는 세대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변화도 좋고 편리함도 좋지만 스마트시대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추며 발전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보의 격차는 없어져야 한다'의 글귀처럼 아주 조금은 천천히 변화해도 스마트시대는 발전할 것이다.
편집부 박은환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대, 공주대와 통합 관련 내부소통… 학생들은 반대 목소리
  2. 갑작스런 비상계엄령에 대전도 후폭풍… 8년 만에 촛불 들었다
  3. [사설] 교육공무직·철도노조 파업 자제해야
  4. 계엄 선포에 과학기술계도 분노 "헌정질서 훼손, 당장 하야하라"
  5. 충남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추진 속도 높인다
  1. 철도노조 파업 예고에 따른 열차 운행조정 안내
  2. [사설] 어이없는 계엄령, 후유증 최소화해야
  3. 대전·충남 법조계, "비상계엄 위헌적·내란죄 중대 범죄" 성명
  4. 윤 대통령 계엄 선포 후폭풍
  5. 전교조 대전지부 "계엄 선포한 윤석열 정부야말로 반국가 세력"

헤드라인 뉴스


韓 “계엄 옹호 않지만, 탄핵안 통과 안돼… 탈당은 재차 요구”

韓 “계엄 옹호 않지만, 탄핵안 통과 안돼… 탈당은 재차 요구”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5일 “국민과 지지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위헌적인 계엄을 옹호하려는 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윤 대통령의 탈당을 재차 요구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이미 어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고 국민께서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국민의 삶은 나아져야 하고 범죄 혐의를 피하기 위해 정권을 잡으려는 세력은 또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로서 이번 탄핵은 준비 없는 혼란으로 인한 국민과 지지..

대전시, 연말에도 기업유치는 계속된다… 7개 사와 1195억원 업무협약
대전시, 연말에도 기업유치는 계속된다… 7개 사와 1195억원 업무협약

대전시는 4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국내 유망기업 7개 사와 1195억 원 규모 투자와 360여 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장우 대전시장과 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아이스펙 한순갑 대표 ▲㈜이즈파크 정재운 부사장 ▲코츠테크놀로지㈜ 임시정 이사 ▲태경전자㈜ 안혜리 대표 ▲㈜테라시스 최치영 대표 ▲㈜한밭중공업 최성일 사장 ▲㈜한빛레이저 김정묵 대표가 참석했다. 협약서에는 기업의 이전 및 신설 투자와 함께, 기업의 원활한 투자 진행을 위한 대전시의 행정적·재정적 지원과 신규고용 창출 및 지역..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이 4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빠르면 6일부터 표결에 들어갈 수도 있으며 본회의 의결 시 윤석열 대통령은 즉시 직무가 정지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은 이날 오후 2시 43분쯤 국회 의안과를 방문해 탄핵소추안을 제출했다. 탄핵소추안 발의에는 국민의힘 의원을 제외한 6당 의원 190명 전원과 무소속 김종민 의원(세종갑)이 참여했다. 탄핵안에는 윤 대통령이 12월 3일 22시 28분 선포한 비상계엄이 계엄에 필요한 어떤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철도노조 파업 예고에 따른 열차 운행조정 안내 철도노조 파업 예고에 따른 열차 운행조정 안내

  •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충격 속 긴박했던 6시간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충격 속 긴박했던 6시간

  •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충청현안 초비상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충청현안 초비상